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터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초록색일까.   -파블로 네루다  누가 그랬던가 `세상의 어린이는 시인`이라고. 어린이의 눈은 `시인의 눈`이라고. 호기심에 가득 찬 어린 눈은 세상을 낯설게 본다. 시는 삶에 대한 질문이다. 질문의 발견이 곧 시다. 오월은 풍요롭다 신선한 미풍이 얼굴위로 불어온다. 신록도 꽃들도 산도 들판도 풍요의 바다로 출렁인다. 그래서 오월은 새잎처럼 상큼하고 환하다. 모든 욕망처럼 당당하다.  어제의 모란꽃이 오늘이면 어디로인지 사라짐을 본다. 모란꽃이 사라진 자리에 떡 하니 푸른 열매가 와 있다. 저 비밀의 씨방들은 과연 어디서 문득 왔을까? 모란꽃잎들은 과연 어디로 문득 사라진 것일까? 우리는 사라진 풀 한포기 사라진 벚꽃, 사라진 모란꽃, 사라진 자연의 행방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시인은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지는 존재라고 아프게 명명한다. 그렇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물음표처럼 고개를 숙이고 세상과 자연은 무엇일까 무엇일까 사방에 질문만하다 결국 사라지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수수께끼의 자궁이다. 수수께끼의 자궁이라서 세상은 살만한 재미가 있다. 정답이 없지만 정답을 몰라서 이 세상은 재깍재깍 날마다 신나는 여행 중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를 모른다. 아마 자신의 죽는 날을 미리 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하고 시시할까? 시시한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닐 것이다. 시인은 어린이의 눈으로 천진스레 질문한다. "어디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라고. 꼬리에 푸른 물감을 칠하고 땅을 재빠르게 기어가는 새끼 도마뱀을 본 일이 있는가? (시인의 상상력은 끝없다)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고,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며, 꿀벌은 언제 꿀벌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라고.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으며, 나무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별들은 언제 물을 구하는가 하며, 질문은 이어진다.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의 곡명은 무엇이며, 결국 새들은 어디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라고, 시인은 죽음을 상상한다. 도마뱀, 소금, 석탄, 꿀벌, 소나무, 오렌지, 연기, 뿌리, 별, 전갈, 거북이, 그늘, 빗방울, 새, 나뭇잎 등… 시인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이 시를 매력 넘치는, 감동적인 한편의 시로 탄생 시키고 있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2-01-21 오후 05:44:59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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