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점포를 `노포`라고 한다. 주로 식당이나 특별하면서도 작은 규모의 제조공장 등이 있다. 대구시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지역의 노포 이야기를 기록한 책 `가게생애사`를 펴냈다고 한다.   이 책은 전문 스토리텔러들이 노포의 역사와 가치, 노포를 처음 만들고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 실린 상점은 추어탕으로 유명한 상주식당, 대구의 빵 문화를 보여주는 삼송빵집, 기계 공구 철제를 보급해 시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한 대길기업사, 중국 산둥만두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태산만두,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하이마트 음악 감상실 등 5곳이다.  노포는 역사고 문화다. 그것으로 삶의 저변은 넉넉해지고 관광 콘텐츠는 풍성해진다. 관광 선진국들은 대부분 노포를 간직하고 있다. 1백년 안팎의 노포는 수두룩하다. 300~400년 된 노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노포들이 극소수다. 있다 하더라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은 찾기 힘들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그것은 조선시대 신분제도의 영향이 가장 크다. 밥을 짓거나 생활용품을 만드는 장인들은 신분이 낮아 천한 대접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업을 자손에게 물리기를 꺼려했다. 그런 연유로 기술은 단절되고 자연스럽게 노포는 존재하기 힘들었다.  일본에는 누대에 걸쳐 밥만 짓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밥도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조상 대대로 맛있는 밥을 짓는 기술을 전수받아 가게를 이어온 노포는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초밥 장인, 장어덮밥 장인, 우동 장인 등 일본 정부는 가업을 이어 고유의 맛을 지키는 식당을 선별해 홍보하고 보호해 준다.  늦었지만 대구 중구의 노력은 매우 바람직하다. 우리에게 다른 나라의 노포들과 경쟁할만한 역사를 가진 가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포기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특별하게 관심을 가지고 장려하고 보호, 지원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당대에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수 있는 노포를 갖지 못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고 대를 잇도록 관심을 가져준다면 언젠가는 우리도 세계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우리 국민의 인식은 이미 상당 수준으로 올라왔다.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문화와 민속을 중하게 여기고 이것을 자산으로 삼고자 하는 노력이 시민사회 전반에 퍼져야 한다.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동행하면서 서서히 나이 먹어가는 노포들이 존중받고 그것으로 생업을 충분히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09-20 오후 01:51:38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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