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고안해낸 게임 중에 가장 사람의 두뇌를 많이 쓰게 하는 게임, 워낙에 변수가 많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 십 만 번의 대국(對局)을 벌여도 완전히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된 대국은 없다는 지능게임이 바로 `바둑`이란다.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반응하는 기계일 뿐인 컴퓨터가, 설마 생각하는 동물인 사람과의 두뇌 게임에서 사람을 이기리라 생각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알파고`는 우리의 예상을 깨고, 바둑천재 `이세돌`을 포함한 세기의 두뇌들을 차례로 굴복시킴으로써, 이제 인간이 도저히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만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불과 수 백 년 전에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갑자기 비약적인 기술문명의 장이 열리게 되었고, 기술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육체노동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기계 기술이 발달해도, 마지막까지 영혼을 지닌 인간의 영역으로 남겨질 것만 같았던 사람의 정신노동분야조차 이렇게 위협 받게 되리라 감히 누가 상상이라도 했는가? 그러니까 사람의 근력이 기계의 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그다지 충격도 아니었지만, 기계의 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능가한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포크레인 한 대가 사람 200명이 할 일을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인공지능은 사람 몇 명이 고민해야 할 일을 혼자서 처리하게 될까? 사람보다 백만 배 뛰어난 기억력에다, 백만 배 빠른 연산속도로, 백만 배나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진 초지능체(超知能體) 앞에 인간의 위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우리는 우리보다 훨씬 지능이 낮은 개미나 메뚜기 같은 곤충을 보고,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할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에게 이성 같은 것이나 영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 백 만 명의 두뇌를 합한 것 보다 더 뛰어난 두뇌를 가진 초지능체 AI 가 이후 사람을 어떻게 취급할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나는 유신론자도 무신론자도 아니지만, 여기서 편의상 유신론을 따른다고 했을 때, 인간은 신의 피조물임이 분명한데, 신이 인간을 창조하면서 인간이 이토록 못된 짓들을 하리라 예상을 하였을까? 내가 보기엔, 부모가 자식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듯이 아마도 신 역시 자신의 자녀인 인간을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AI 는 분명히 사람이 만든 지능이지만,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지능을 가지며, 더구나 자율학습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 한 사람이 일생동안 공부해야 얻을 수 있는 지식을 단 몇 초 사이에도 자기 두뇌 속에 저장해 버릴 수 있으며, 사람이 일생을 통해 숙달 시켜야 가능한 일 역시 단 하루 만에 스스로 숙달시켜 버린다는 사실이 최근에 또 밝혀졌다. 즉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데는 그래도 꽤나 시간이 걸렸지만, 바둑을 새로 배운 다른 AI 가 알파고를 이기는 데는 불과 며칠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아닌가? 사실 현재 AI 의 진화속도는 전혀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느림보 머리로 AI 를 따라 갈 방법도 없고, 미래의 AI 가 자기보다 말도 안 되게 열등한 인간의 통제에 순순히 응할는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바둑 천재 `이세돌`의 은퇴는 바로 우리 모두의 조기 은퇴를 독촉한다. 이제 은퇴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직업은 과연 어떤 것일까? 과거의 산업혁명이 블루칼라의 수를 줄이는 변화였다면, 지금 전개되고 있는 산업혁명은 화이트칼라부터 모두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우선 다르다. 물론 블루칼라 직업도 온전할 수야 없지만… 아무튼 이세돌은 "기계에게 수를 배워 사람과 대국할 수는 없다"는 의미 있는 말을 남기고 바둑을 포기하고 말았다. 사람은 AI 와 기계를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이기려 할 필요도 없다. 인간의 원죄가 된 `선악과(욕심)`만 자리로 돌려놓는다면 인간은 다시 일하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는 `에덴의 동산`으로 복귀할 것이 확실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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