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의 아성이라는 아카데미상을 점령했다는 뉴스는 대한민국 국민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떨치는 쾌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우리 영화계에서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드는 작가주의 영화이면서도 한국의 정서를 영화문법에 정교하게 풀어내는 정평이 나 있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큰일을 벌일 것이라는 기대를 키워오다가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더니 미국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봉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을 받으며 4관왕이 됐다. 이 사실은 한국 영화사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영화상 역사에도 새로운 기록을 세운 것이다. 1929년 아카데미상이 만들어진 이후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은 것은 최초다. 아시아계 영화로서도 첫 수상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에서 이처럼 선전한 것은 기적이다. 한 번도 본상에 노미네이트 된 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또 봉준호 감독이 받은 감독상에 함께 후보로 오른 사람들은 세계 영화사에서도 거장들이었다.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은 영화를 좀 아는 이들이라면 거의 전설처럼 여기는 인물이다. 이들을 제쳤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거기에 아시아계 감독으로 감독상을 받은 사람은 `와호장룡`의 대만 출신 이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하니 대한민국 영화계를 넘어 나라 전체의 경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카데미상은 외국 영화에 매우 폐쇄적인 상이다. 그런 영역을 파고든 한국 영화의 저력은 이제 한류의 정점을 찍은 셈이다.   영화는 문화 한류의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다. 종합예술로서의 영화가 갖는 경제적, 문화적 효과는 가히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봉준호 감독의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앞으로 제2, 제3의 봉준호가 등장한다면 우리 영화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중국 제5세대 감독들이 한때 세계 영화시장을 뒤흔들었던 기억을 한다면 이제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을 휩쓸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 정부와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아직 우리의 영화 시장은 열악하다. 완성된 작품을 영화관에서 편안하게 감상하는 관객들은 모르지만 현장에서 제작에 투입되는 인력의 사정은 거의 막노동 수준이다. 몇몇 스타 배우에게 편중되는 출연료를 제외한다면 영화 인력의 처우 개선은 시급하다. 제대로 된 환경에서 제작을 할 수만 있다면 더욱 훌륭한 영화가 만들어질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국민들의 격려와 애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한국영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은 열악한 수준이다. 헐리우드의 판타지 영화가 개봉되면 전체 스크린을 장악해버리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이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봉준호 감독의 성과는 일회성에 그칠 우려가 있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09-23 오후 01:47:24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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