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서리는 일제 강점기 김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가 이 마을에 정착하면서 천천히 둘러보다가 마을의 형세가 고리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고리 환(環)`자를 써서 환서리라고 마을 이름을 지었다. 지금의 환서1리는 원산, 전방, 송정 등 3개 자연마을로 이뤄졌다. 전방마을의 이름은 유서깊은 유래를 가지고 있다. 신라시대 이 마을 부근에 주둔해 있던 병사들이 활쏘기 연습장으로 활용했다고 해서 `활 전(箭)`자와 `놓을 방(放)`자를 써서 `전방(箭放)`이라고 불렀다고도 하고 마을의 지형이 활과 화살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전방(箭放)`이라고 불렀다고도 전한다. 그리고 이 마을이 양남면 인근에서 논과 밭이 가장 넓다고 해서 `전방(田坊)`이라고 불렀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환서1리 주변에는 너른 들판이 있어 마을 이름의 유래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후자인 것 같다. 양남에서 가장 들판이 크다고 소문난 환서1리에는 약 10만평의 농토가 있다. 과거에는 이보다 더 넓은 농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이 주거지로 바뀌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절반 정도가 울산의 병영농협 부추작목반이 임대해 부추와 파프리카 농사를 짓고 있다. 병영농협이 임대한 농토는 대개 연로해서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는 주민들의 토지들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부추는 `해풍 부추`라는 상품명으로 대구와 서울 등으로 팔려나간다.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이 동네에서 최고령층에 속하는 김복순(93) 할머니는 "잘 생긴 논은 모두 도시 사람들이 들어와 부추 농사를 짓고 있고 이제는 못생긴 논만 남았다"며 "그 못생긴 논에서 마을의 젊은 사람들이 아직도 벼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환서2리 최홍렬 이장도 `못생긴 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최 이장은 "마을의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토를 임대해 약 2만평의 논을 가꾸고 있다"며 "아무리 넓은 땅에서 농사를 지어도 대기업 사원의 연봉을 따라가지 못 한다"고 말했다. 환서1리에는 80가구에 166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 중 30%는 외지에서 들어온 유입인구다. 그들은 평화로운 들판 마을 환서1리에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기거하면서 울산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대도시에서 정년퇴직을 한 뒤 정착해 짚 앞에 작은 텃밭을 일구며 소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0% 정도의 유입인구와 주민들의 화합은 다른 마을에 비해 매우 좋은 편이라고 최 이장은 자랑한다. 최 이장은 그 비결에 대해 "마을의 어르신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이주해 온 분들도 워낙에 점잖은 분들이어서 갈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환서1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김우순(95) 할머니다. 김 할머니는 "18살 때 전방 마을에서 원산마을로 시집왔으니 바로 한 동네에서 혼사를 한 셈"이라며 "이 곳에서 2남 2녀를 낳고 살았으니 나름대로 이 마을의 산 증인"이라고 말했다. 또 "어린 시절 일제강점기 때 왜놈들이 수시로 들이닥쳐 추수한 곡식이나 물품을 빼앗아 가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지옥 같은 삶을 살았고 처음 시집 와서 술찌꺼기로 밥을 지어먹으며 서글픔도 많았다"며 "해방 이후에는 넓은 들판에 농사를 지으며 배부르고 평화롭게 살았고 그 생활이 지금까지 고요하게 이어졌다"고 술회했다. 월성원전의 환서1리 자매부서는 제2발전소 기계부다. 기계부 이성인 주임은 "코로나19로 교류를 제대로 못했지만 최근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마을회관도 열고 가끔씩 찾아뵙고 있다"며 "마을을 찾을 때 간소하게나마 주민들을 위해 선물을 챙겨가지만 그때마다 마을 어르신들이 회관에 있는 먹을 것들을 방문한 직원들에게 대접한다고 내놔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환서1리 새마을지도자 이송흔(55)씨는 울산의 에쓰오일의 직원으로 1시간 걸리는 직장으로 출퇴근을 한다. 이 마을에 정착한지 13년이 됐다는 이씨는 "공기가 좋고 마을 주민들의 인심이 좋아 이 마을에 정착해 살아가는데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월성원전에 대해서 "늘 자매부서에서 환서1리를 잘 챙겨주고 지원해 줘서 고마운 마음"이라며 "원전의 안전운전과 전기를 잘 생산해 달라는 말밖에 또 다른 요구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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