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국회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여당이 입법 속도전에 나서면서 싸움터가 되고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기대했던 21대 국회가 한쪽에 지나치게 힘이 실린 탓인지 국회사상 최악의 국회로 낙인 찍혔던 20대국회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은 이른바 `임대차 3법`을 연이틀에 걸쳐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사위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졸속처리를 반대해온 제1야당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표결을 거부하고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의석수에서 절대 열세인 통합당에서는 의회독재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거대여당은 아예 무시했다.  앞으로 닥칠 이와 비슷한 사태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인지 장외투쟁 카드도 등장했다. 원내에서는 거대여당과 싸워서 도저히 이길 수 없기에 국민들에게 호소할 계획이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 처리과정에서 상임위별 소위원회 구성과 심사를 건너뛰었다. 상임위 전체회의 상정에 앞서 여야가 소위에서 법안을 심사하고 합의하는 것은 국회의 관행이었음에도 지키지 않았다. 민주당 논리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서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법안이며 더 이상 야당의 지연전술에 휘둘릴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가 찰 노릇이다.  통합당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주는 법안을 여당이 위법하게 처리해 원천무효라고 반박했지만 마의동풍이다. 통합당이 의회주의 파괴를 주장하자 민주당은 통합당도 부동산 과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받아치는 등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여론 역시 엇갈리고 있다.  고통 받는 서민들을 위해 속도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소급입법에 따른 혼란이나 위헌소지 등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 있다. 결국 여야의 입장에 대한 평가는 이번 부동산 정책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정치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나 여론을 수렴해 그 간극을 좁히고 최선의 해결책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론은 분열된 채로 계속 부딪칠 수밖에 없고 정책의 성공가능성도 떨어지게 된다. 정치를 타협과 협상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아직 후진국 형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국회에서 타협과 협상의 정치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이 기대했던 바람직한 21대 국회의 모습에서도 빗나가 있다. 독주의 정치나 퇴장의 정치가 아니라 협상하고 합의하는 국회를 위해 여야가 온갖 노력을 다할 때 일하는 국회라는 평가는 뒤따를 것이다.  176석의 거대여당은 야당을 정치파트너로 인정할 때 국민들은 신뢰할 것이다. 103석의 제1야당은 전체의석의 3분의1을 겨우 넘는 의석수이지만 국회직을 던져서라도 독주는 막아야 한다. 장외투쟁은 더욱 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1-06-21 오전 10:17:00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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