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의 사망과 관련해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윤정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주장이 5일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받는 법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고 한다.  물론 법정에서는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주어지지만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되고서도 단 한 차례의 반성도 하지 않은 그의 태도가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최소한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애도하고 주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사과라도 했다면 그에게 쏠리는 비판을 조금이라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지 1개월이 지나가면서 그 기가막힌 사건은 국민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 다른 굵직한 사건들이 겹치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그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고 어느 누구 하나 뼈를 깎는 반성을 한 적이 없다. 최 선수에게 직접 가혹행위를 한 사람이나 그들을 관리해야 하는 체육회, 소속 기관 어느 곳에서도 속 시원하게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 형식적인 사과, 형식적인 입장표명만 있었을 뿐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겪는 가장 큰 병폐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이 터지고 나면 서둘러 진화하기에 급급하고 제대로 된 원인규명, 재발방지가 이뤄지지 않는다. 서너 번 같은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그제야 대책을 마련한다고 부산을 떤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 같은 병폐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어떤 불이익이 닥치더라도 용기 있게 책임을 밝히고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교육부에서 초중고교 학생선수의 폭력피해를 익명으로 신고 받아 알려지지 않은 피해를 조사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6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온라인으로 집중 신고를 받기로 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지난달 21일부터 14일까지 학생선수 6만여명을 대상으로 폭력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도자가 개입하지 못하게 방문조사로 진행되고 있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학생선수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익명신고가 가능한 경로를 추가로 마련했다.  신고로 접수된 사안은 시도교육청이 먼저 집중조사하고 심각성과 복잡성이 큰 경우 교육부·교육청 합동 특별조사를 실시한다. 폭력이 실제 확인되면 가해 체육지도자는 경찰 또는 전문기관에 신고한다. 신분상 징계와 체육지도자 자격 박탈 등 징계도 하기로 했다. 아무튼 이번 교육부의 노력이 다시는 제2의 최숙현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10-01 오후 06:15:40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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