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릉원 담장을 헐자는 의견은 오래 전부터 나왔다. 경주 동부사적지로 몰리는 관광객들이 대릉원을 거쳐 자연스럽게 원도심으로 접근하려면 대릉원의 담장을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타당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그 주장은 묵살돼 왔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문화재청의 동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많다. 하지만 경주시가 문화재청과 그 문제를 두고 논의해 봤는지 묻고싶다.  대릉원의 담장은 한 때 덕수궁 돌담길처럼 낭만의 산책길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담장 동쪽길은 봄날 벚꽃이 필 때면 장관을 이룬다. 평소에도 이 담장을 걷는 관광객들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과연 담장이 없어진다면 얻을 수 있는 더 큰 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접근을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원도심의 상가가 불황에 허덕인지 한해 두해가 아니고 백약이 무효인 채로 손을 놓고 있지만 누구 한 사람 과감하게 대릉원 담장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동부사적지와 원도심이 연결되도록 하려는 의지를 보인 사람이 없다.  최근 황리단길이 경주 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황리단길과 동부사적지에 머물다가 떠난다. 황리단길의 인프라가 그리 완벽한 것이 아닌데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모처럼의 관광 호황기를 오래 누리려면 원도심과 연결되는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담장을 허물었다고 상상해 보면 우선 답답한 시야가 시원하게 확보된다. 누구나 대릉원의 제대로 갖춰진 공원길을 걷게 될 것이고 오래된 원도심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천년 전 고도의 유적을 돌아보다가 경주의 현재 모습, 아담하고 정갈한 시가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대릉원의 입장료 수익이 아깝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천마총 입장료는 유지하고 대릉원 입장료보다 더 큰 효과를 원도심 상가가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대릉원 주차장을 없애고 거대한 야외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적지의 중간에 대형 야외 공연장과 전시장을 만든다면 어느 도시에서도 찾을 수 없는 엄청난 인프라가 될 것이 분명하다. 거기에서 각종 공연이 날마다 열리고 훌륭한 조각작품도 전시해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누구나 이상적인 꿈을 꿀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몽상에 불과하다. 원도심의 활성화와 경주 관광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대릉원 담장을 없애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09-29 오후 06:11:19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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