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세종께서 창제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이 창제하신 글자는 한글이 아니라 훈민정음이다. 한글의 자모는 스물넉 자이고 훈민정음은 스물여덟 자이다. 이쯤에서 한글은 정말 훈민정음과 같은 것인 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겉모습으로 보아 글자 수와 이름이 다르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본다. 한글과 훈민정음이 같다는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살펴보자. 문체부 소속 국립국어원에서 관리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한글은 ‘세종 대왕이 우리말을 표기하기 위하여 창제한 훈민정음을 20세기 이후 달리 이르는 명칭이다’라고 되어 있다. 정부 기관이 ‘한글과 훈민정음이 같다’라고 한 것이다. 또한 해마다 10월 9일 한글날 기념 식순에 따라 훈민정음 서문이 낭독됨에 따라 국민들은 둘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어제 서문 ‘나랏말싸미 ... 내 이를 이를 위하여 새로 스물 여덟 자를 맹가노니...’가 낭독되고 마무리 하면서 한글날 노랫말 2절에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넉 자는...’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둘은 분명히 다름을 말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문헌에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훈민정음은 1443년 세종 25년 음력 12월 30일 조에 ‘이달에 임금께서 언문 28자를 창제하셨다. (중략) 이를 훈민정음이라 한다.(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 ..., 是謂《訓民正音》。)’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세종이 ‘언문’이라 칭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자와 다른 ‘우리글’이라는 말로 봄이 옳을 것이다. 현재 북한은 음력 12월 3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서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세종실록에서 세종28년 9월 29일 조에 ‘이달에 《훈민정음(訓民正音)》이 이루어졌다. 어제(御製)에, 나랏말ㅆㆍ미 ...(是月, 訓民正音成。 御製曰: 國之語音, 異乎中國...)’로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음 10월 29일(양력 11월 4일)을 ‘가갸날’로 하다가 1940년 훈민정음해례 원본이 발견되면서 9월 상순이라는 기록에 따라 양력 10월 9일에 한글날로 기념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태어난 날을 기념하고 한국은 해례 출판일을 기념하고 있다. 세종25년 새 글자 창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현전 최고 책임자인 부제학 최만리 등의 반대 상소로 모두 투옥시켰다가 다음날 풀어주며 격한 논쟁이 있었다. 훈민정음이 정치적으로 취약함을 극복하려는 차원에서 세종은 훈민정음 창제원리를 성리학으로 풀어서 해례를 만들도록 정인지 등 여섯 명의 집현전 학사들에게 지시하여 3년 뒤인 세종28년에 펴낸 것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훈민정음이 성리학적 이론체계로 해석함에 따라 훈민정음은 성리학적 기초지식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지되었는데 이는 세종이 의도한 것이라고 본다. 훈민정음 해례에 따르면 훈민정음은 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 용자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제자해에서 종성해까지는 28자에 관한 것이다. 합자해는 입술 가벼운 소리를 내는 연서법, 2자 또는 3자까지 합성하는 병서법, 중성이 가로꼴이면 초성 아래, 세로꼴이면 초성 오른쪽에 붙여 쓰는 부서법, 모든 글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모아야 소리가 난다는 합성법 등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4개의 규칙에 28자를 적용하면 무려 298억 음절 글자를 생성된다. 반면 1933년에 제정한 한글맞춤법에 따른 한글은 초성 19글자, 중성 21글자, 종성 28 자(받침 없음 포함)를 완전 합성하면 11172음절 글자가 생성된다. 이것이 훈민정음과 한글이 실제로 다른 부분이다. 정리하면 한글과 훈민정음은 겉모습 뿐만 아니라 한글을 규정한 한글맞춤법과 훈민정음을 규정한 훈민정음해례가 음글자를 생성하는 방식과 범위에서 다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훈민정음은 해례에서 규정한 바에 따라 2018년 필자의 연구 개발 결과로 컴퓨터에서 구현이 완료되어 창제 당시와 똑 같이 약 298억 음절 글자를 생성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한 가지 더 확실한 것은 국어기본법을 비롯한 4개의 어문규범인 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로마자 표기법의 그 어디에도 한글의 제자원리가 훈민정음에 따른다는 언급은 단 한마디도 없다. 다름의 표출이면서 심각한 표절이라 할 수 있다. 1933년 한글마춤법 제정은 훌륭한 업적이다. 1940년 해례본 발견 이후에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고 오늘에 이른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단지 서로 다름의 주장으로 본다. 더군다나 한글맞춤법이 훈민정음의 글자 수와 합자해를 무단으로 축소한 규정을 채택한 처사를 이해할 수 없고, 그런 상태에서 외치는 한글세계화는 공염불임을 그들은 왜 모른 척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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