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를 지녔다 해도 다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된다" 한글날을 낀 이번 추석 연휴 화두는 37년간 검찰에서 몸담아온 고참 검사의 퇴임사에서 나온 의미심장(意味深長)한 내용들이다. 검찰 내 최고참 검사가 검찰을 떠나면서 마지막 던진 충언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8일 퇴임식을 가진 정명호(63·사법연수원 13기)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 `최고참 검사`이다. 그가 자신의 퇴임식에서 "현재 검찰의 내부 갈등, 분열 상황은 검찰에 몸담은 이후 처음 겪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검사는 이날 "검찰은 물론 우리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도 했다.  특히 `조국 사태`로 촉발돼 추 장관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검찰에 대한 극심한 정치적 압박이 심각하다고 했다.   정 검사의 따끔한 충고는 정권 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와 윤 총장 측근들을 좌천시키는 `정권 방탄 인사`,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해체하는 직제 개편 등 `검찰 흔들기`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 검사는 1983년 인천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중수부 등을 거쳐 올해까지 37년째 일해 왔다.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연수원 동기다. 추미애 법무장관(연수원 14기)의 연수원 1기수 선배이고 윤석열(연수원 23기) 검찰총장보다 10기수 위다.  정 검사는 "검찰 가족들은 이와 같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윤석열 총장을 정점으로 굳게 뭉쳐 다수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권세를 지녔다 해도 다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된다"며 명심보감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정 검사는 서울지검 특수1부, 대검 중수부, 서울북부지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검사장 승진은 못했지만 그는 "검사 업무를 계속하고 싶다"며 서울고검에 계속 남아 공판 업무를 해왔다.  정 검사의 퇴임사에서 나온 충고는 충격적이다. 권력도 부귀영화도 영원하지 않다는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실감난다. 진시황에서 유래된 말이지만 아무리 높은 권세도 십년 가는 권세 없고 열흘 내내 붉은 꽃이 없듯이 지금의 권세는 얼마가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사자성어이다.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선출직 공무원이 한 나라를 대표해 행정, 정치, 국방, 외교, 등의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고 있다.   중국 최초 통일국가를 세우고 황제에 등극한 진시황은 자자손손 만년토록 권세가 이어지기를 바랐지만 2대 15년 만에 막을 내렸다. 정 검사의 벼있는 말 한마디가 오만이 극치인 권력자들이 반성하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정 검사의 퇴임사에서 나온 마지막 충언이 헛되지 않게 위정자는 물론 정치권은 권불십년의 의미를 새겨들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10-26 오후 02:49:06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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