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신문이 주최한 `2020 신라왕들의 축제`에서 열린 학술대회 `포스트코로나시대 신라왕들에게 길을 묻다`에 참가한 학자들의 발표문을 연재한다. 신라왕들과 신라인의 창조적인 글로벌 의식과 혜안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새롭게 전개될 세계를 적응하는 지혜를 얻기를 기대한다. -신라가 남긴 교훈 이븐 쿠르다지바의 신라에 관한 인식은 수백 년간 후대 무슬림들에게 회자된다. 그의 후대인들이 기록한 신라에 관한 기록의 대다수는 기본적으로 이븐 쿠르다지바의 기록을 편집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단순히 좋아서`라고 조상들이 언급했던 신라의 장점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완성해가기 시작했고, 후대로 갈수록 이를 극히 과장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13세기 과학에 관한 지식과 아랍인의 계보에 관한 글을 남긴 페르시아 작가 알-까즈위니(1203-1283)는 신라의 무궁무진한 장점 끝에 "신라의 땅에 물을 뿌리면 용연향이 난다"라고까지 하였다. 하지만 무슬림들이 단 한명의 동료들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낯선 땅에 오로지 자연환경이 좋고 풍속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눌러 앉은 다음 다시는 외부에 있는 무슬림들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특히 머나먼 고향이 아니라 지척에 있는 중국의 무슬림들과 소식이 두절되었다는 것은 일부러 완전히 끊었다기 보다는 무언가 다른 사정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사실 이슬람의 지리지에서 제법 훌륭한 여건을 갖춘 지역들은 신라만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 전부를 통틀어 무슬림들이 정착한 후 다시는 연락되지 않았다는 곳은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무슬림들이 이러한 믿음을 가지게 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음을 추적해 볼 필요가 있다. 상인 술래이만은 분명 자신들의 동료가 신라를 다녀온 적이 없다고 851년에 이야기 했다. 이븐 쿠르다지바는 이보다 살짝 앞선 848년에 초고를 집필했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가 여러 번에 걸쳐 편집한 후속본이다. 술래이만의 기록은 그 자체로 남은 것이 아니라 다른 항해가 알-시라피(916년경 사망)를 통해 출간된다. 시라피는 책의 전반에는 술래이만의 안내기를 첨부하지만 후반부는 본인이 직접 집필한다. 이 책의 후반부는 술래이만이 저술한 신라에 관한 부분은 없지만 중국 내에 거주 중이던 무슬림들을 포함한 서아시아인들에게 가해진 대량학살을 기록하고 있다. 당나라 말기의 중국은 도처에서 산발적으로 반란이 연발했고 이들은 무슬림을 비롯한 서아시아 인들에게 크고 작은 비극을 발생시켰다. 특히 수도의 황궁까지 점령하며 수년간 중국 전토를 쑥대밭으로 몰고간 황소의 난은 877년 유대인, 기독교인들과 더불어 수많은 무슬림들을 학살하였고, 이에 대한 기록은 알-시라피의 기록에 오롯이 남아있다. 황소의 난을 계기로 무슬림들의 동아시아 무역 중심은 중국에서 철수하여 동남아시아로 옮겨간 후, 한참 뒤 송나라가 제국의 치안과 무역기반을 재정비한 후에야 중국으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만약 중국에서 신라로 온 무슬림들이 중국을 통해 돌아가고 싶었을 때 중국에서 한참 대학살이 벌어지거나 무슬림들의 기지가 초토화 된 시기라면 신라에 온 무슬림들은 신라에서 나가고 싶어도 나가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신라는 일본을 제외하면 육로로 발해에 막혀있고, 바다로는 당나라를 통해서만 신라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다. 거의 교류가 없는 일본을 택하기도 어려웠고, 육로로 발해를 택하기도 힘들었으며, 대 혼란기의 중국 역시 찾기 꺼려졌을 것이다. 이렇게 한참을 소식이 끊긴 신라 내 무슬림들은 공포 속에서 당나라를 탈출했던 무슬림들에게는 행복에 겨워 자발적으로 잔류를 택한 이들로 보였을 것이다. 특히 기존에 신라에 관한 좋은 인상이 가득했던 무슬림들 사이에서 신라에 관한 미담이 거듭될수록 신라의 판타지화가 더욱 증폭되면서 신라에 관한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더욱이 무슬림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왔을 때 신라는 이미 멸망하고 새로운 국가 고려가 들어섰다. 즉 오랜 기간 신라로 간 무슬림들에 관한 소식은 더 찾아보기 어려웠고, 신라에 관한 이미지와 신라로 간 무슬림들에 관한 기억은 검증되기 보다는 처음 형성된 그대로 무슬림들 사이에 전승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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