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한 최 선수 가족의 진정사건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최 선수의 가족은 최 선수가 경주시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 선배, 물리치료사 등으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폭언 등 폭력을 당했고, 피해 호소에 대해 대한철인3종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등이 적절히 조치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지난해 6월 25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인권위가 발표한 결과의 요지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경주시는 최숙현 선수의 소속인 트라이애슬론 등 직장운동부를 전국체전과 도민체전에서 타 지자체와의 경쟁적 성과를 보여주는 성적 거두기용 수단으로 활용해왔다"는 것이다.  직장운동부는 프로팀이 아니다. 프로 스포츠는 철저하게 성적을 지향해 팬들에게 보답하고 거기에서 돈을 벌도록 한다. 하지만 직장운동부는 아마추어팀이며 성적을 거두기 위한 치열한 경쟁보다는 스포츠맨십에 의거한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경주시는 직장운동부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도록 선수들을 닦달했고 그것에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사암까지 이어지게 했다고 본 것이다.  그 외에 다양한 허점과 불합리한 운동부 운영이 지적됐지만 경주시 운동부는 첫 단추부터 잘못꿴 셈이다. 그러니까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주시운동부가 도민체전이나 전국체전 등에서 다른 지자체와 순위를 두고 다투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공적인 이익을 우선해야 할 지자체가 늘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지나친 경쟁을 부추긴 꼴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 스포츠계는 성폭력과 학교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들은 도대체 무슨 연유로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어야 할 스포츠가 이처럼 혼탁한 사연으로 물드는 게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문제들은 프로든 아마추어든 상관없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다. 물론 스포츠가 몸으로 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계연성이 있다고 하지만 터무니 없는 생각이다. 태권도나 유도부 선수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기술이 폭력에 활용되는 것을 경계한다. 더 절제하고 가다듬어야 꽃이 필 수 있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최숙현 선수의 사망사고는 우리에게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 하지만 최 선수의 죽음이 남긴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문제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지자체의 운동부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돼야 하는지도 명료하다.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느 누구도 앞장서서 관리의 책임을 진 사람이 없다.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은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   폭력 당사자들만 법의 처벌을 받았을 뿐 관리감독에 허술했던 책임 있는 사람들은 도덕적 사과조차 없었다. 인권위의 조사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누가 나서서 그 일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할지 지켜보겠다. 그것은 대한민국 체육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1-04-21 오전 08:02:48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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