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에는 코로나19가 없다. 연일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주말이나 연휴에는 아예 길을 걷기가 힘들 정도다. 경주의 지역경제로 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황리단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없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곳을 거점으로 경주의 관광산업은 꾸준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과거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경주를 방문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뒀으니 소위 `대박`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난하다.  그러나 황리단길이 형성된 황남동 한옥마을이 지나치게 상업화 돼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지적이다. 황남동 한옥마을은 경주의 정체성을 간직한 곳이다. 과거 황남동과 황오동을 걸쳐서 형성됐던 쪽샘마을이 공원화 계획으로 철거되고 나서 마지막으로 남은 `경주다운` 지역이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쪽샘이라는 엄청난 관광자원을 한순간에 걷어내 버린 과거의 결단을 후회한들 아무런 실익은 없다. 그것보다는 지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라도 제대로 보존해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 시민의 도리다.  황리단길이 관광지역으로 개발되면서 하나둘 훼손되기 시작한 황남동의 한옥들이 지금은 거의 대부분 상업시설로 둔갑했다. 차나 밥을 팔거나 잠을 재우는 시설로 개조해 돈벌이 시설로 바뀐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 그 마을의 부동산 소유자들 가운데 원래의 주인이 얼마나 될 것인지 따져본다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다가 지금은 아예 경주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지역이 됐으니 지역민들이 그 자리에 눌러 살아갈 수도 없는 지경이 됐다.  경주시가 황남동 일대를 한옥마을로 지정하면서 각종 지원도 해줬다. 그때 과연 지금의 모습과 같은 상업화를 걸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금은 관광객들이 새롭게 생긴 역사도시의 상업시설이 신기해서 찾아오지만 세월이 지나서도 황리단길이 마냥 매력적일지 고민해야 한다. 굳이 어느 곳이라고 특정하지 않더라도 전통의 멋을 가진 지역이 상업화로 치달았다가 어느 한순간 몰락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관광객들이 일제히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나서도 과연 황리단길 정도의 콘텐츠로 관광객들을 계속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무절제하게 각종 점포가 생기고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않는 황리단길이 오랫동안 경주의 핫플레이스로 남아 있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절제된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황리단길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경주다운 지역을 새롭게 지정해 제대로 관리하고 아름답게 보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경주의 정체성은 휘발성이 강한 상업지역에 가려 사라지고 경주만의 자부심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1-10-22 오후 05:36:59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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