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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삶의 흔적 잘 보존해야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3월 13일
남인도 지역의 작은 마을 함피는 인도를 방문하는 배낭여행자들이 찾아가는 매우 중요한 여행지였다. 14~17세기에 설존했던 힌두제국인 비자야나가르 왕조의 수도였던 함피는 198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그 후 이 마을의 주민들은 몰려오는 여행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숙박업소를 만들고 카페, 레스토랑도 만들었다. 가난한 오지 마을에 새로운 수입원이 생긴 것이다.
 인도의 게스트하우스는 규제가 거의 없는 한국의 게스트하우스와 달리 엄격하게 호텔과 같은 숙박업에 분류돼 법적 규제를 받는다. 그런데 함피의 세계문화유산과 직선거리 30m도 되지 않은 곳에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선 것은 불합리한 일이었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은 특정 반경 언에 상업시설을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 당국은 이 문제를 등한시했다. 그리고 이것이 문제가 됐다. 유네스코가 반발한 것이다. 함피가 자꾸 난개발이 되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취소하겠다는 경고를 보냈다.
 그러자 인도 정부는 2013년부터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한 상업시설을 강제로 철거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은행으로부터 빚을 얻어 에어컨을 설치하고 방을 리모델링했는데,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허가를 받고 숙박업을 시작했는데 아무런 보상 없이 철거를 해버린 것이다. 그들에게는 세계문화유산이 뭔지 중요하지 않고 다만 물밀 듯이 밀려오는 여행자들이 떨구고 가는 달러가 삶을 지탱하게 했을 뿐이다. 유네스코의 거대한 힘에 떠밀려 지금은 괴기스러운 유적만 존재한 채 작은 마을은 통째로 사라져버렸다.
 경주는 어떠한가.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논리가 충돌하면서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물론 장기적인 안목에서 본다면 보존의 가치가 경주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대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을 위해 사라져버린 아름다운 삶의 현장은 아무래도 아쉽다. 인도의 경우와 다르게 보상이라는 혜택이 주어졌지만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고스란히 오려지는 오류를 겪었다.
 경주의 중심지에 사라진 마을들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과는 거리가 있다. 구체적인 명분은 유물을 발굴한 후 그 자리에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미 사라진 것들에 대해서 얘기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아직도 남아 있는 삶의 흔적들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모아야 한다. 낡고 불편한 것들은 바꿔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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