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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자아(自我)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아침단상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1월 13일
↑↑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사람이 아주 어릴 적에는 우선 주위의 사물을 인식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언어를 익힌다. 그 다음 어느 날 자신에게 질문하게 될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종종 내 안에서 두 개의 자아를 발견하곤 하는 데, 하나는 지극히 천박한 나(我)이며 또 하나는 절대로 천박하기 싫은 나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런 질문 한 번 없이 일생을 살다 가는 이도 있을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직업상, 컴퓨터와 대화를 많이 하는 나는 가끔 저 컴퓨터에게 자아(自我)가 있을까 없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언젠가 자아를 가진 컴퓨터가 나에게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을 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한다.
 오래된 286 컴퓨터는 주변 기기조차 인식하지 못해 사람이 일일이 인식시켜 주어야 했지만, 지금은 부팅이 되는 순간 자동으로 주변 기기들을 스스로 인식한다. 마치 사람이 갓 난 애기였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다가, 언어를 익히고 나면 주위의 사물과 사람을 뚜렷이 인식해 가듯이, 그리고 더 장성하면 드디어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타인을 알고 싶어 한다. 타인과 사교하고 대화하며 늘 타인을 탐색한다. 저 사람은 누구일까?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타인은 대개 그 사람의 본 모습이 아닌 경우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려 하고, 위장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그 실체를 알기가 어려운 것이며, 때문에 연애를 몇 년이나 하고도 결혼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심지어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고 피를 나눈 형제끼리도 다툼이 발생하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수 십 년 한 이불을 덮고 살아온 부부도 서로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알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다가 결국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사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타인이야 타인이기 때문이더라도, 스스로를 다 아는 사람은 있을까? 라는 질문이 하고 싶어진다. 좌(左)뇌와 우(右)뇌로 구성된 우리 머리속의 뉴런들이 어떤 물리적 구조로 상호 작용하고 있는 지는 상당한 연구가 진척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물리적 메카니즘들이 만들어 낸 자아의 실체는 전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스스로 연구하는 생명체, 그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며, 하기에 우리는 타인을 알려고 하기 전에 스스로를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누구인가?
 초기 컴퓨터의 CPU 는 싱글코어로 만들어 졌다. 그러나 286컴퓨터에서 팬티엄으로 진화하면서 더블코어 CPU를 거쳐 쿼드코어, 핵사코어 그리고 현재는 옥타코어로 까지 진화했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옥타코어 CPU를 가진 컴퓨터는 캐비닛 크기의 슈퍼컴이었지만, 지금은 손안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까지 옥타코어 CPU가 적용되어지고 있으니, 아직은 겨우 더블코어의 두뇌를 가진 인간이 앞으로 옥타코어 컴퓨터와 두뇌 경쟁을 할 수 있을지는 정말 두고 볼 일이라 생각된다.
 컴퓨터의 진화 속도는 인간의 진화 속도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결국에는 우리가 스스로를 알기 전에 컴퓨터가 우리를 연구하여 우리의 실체를 밝혀줄 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건, 미래에 우리가 컴퓨터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컴퓨터가 우리를 알아내기 전에 우리가 우리 자아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것이며, 좌뇌와 우뇌에 들어 있는 두 개의 자아에 대한 비밀을 먼저 밝혀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천박하면서 천박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 두 개의 자아를 분명히 인식하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타인을 알려고 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면 타인이 나와 동일한 설계에 의한 생명체라는 것에 동의 될 것이며, 그 사실에 동의가 되면 다툼 또한 사라지지 않을는지? 내가 천박하기에 타인의 천박함이 이해되고, 내가 고귀함으로 타인 또한 고귀한 존재라는 것을.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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