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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제 판결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아침단상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12일
↑↑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요즘 굵직한 이슈 사건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보며, 우리나라 법원 이대로 괜찮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재벌이나 힘 있는 사람들은 무슨 일을 했던 간에 집행유예 판결이 보통인데, 이 말은, 유죄는 인정되지만 형(刑)은 유예하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형이 집행되지 않는 형을 형이라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들은 사실상 죄를 지어도 무죄라는 얘기인데, 그런 판결에 수긍할 수 있는 국민들이 몇 사람이나 될는지?
 어떤 사람은 마트에서 라면 몇 개를 훔치고도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기도 하는데, 국회 위증에다, 거액의 배임횡령, 해외재산도피, 뇌물수수 등 다양한 중(重) 죄목에도 불구하고, 형사재판 판결문이라기보다는 범죄인 변론문 같이 보여 지기도 하는 논거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대해, 일부 법조계에서도 당혹해 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럴 때 또 그들은, 일반인들이 법리(法理)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변할는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법리란 무엇일까? 내가 보기에,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법은 법이 아니고, 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법리란 없다고 생각된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가 전방 주시만 열심히 하느라고 속도계를 보지 못하고 과속단속에 걸렸다면, 그것은 위규(違規)가 아니라는 말인가? 뇌물을 주었지만 강압에 의한 것일 뿐, 본의는 아니었다거나, 돈을 보내긴 했지만 보내놓고 보니 외국이었기 때문에 국외 재산도피로 볼 수 없다거나, 과거에도 이런 코믹스럽기까지 한 판례가 있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전무(前無)하고 후무(後無)할 것 같은 판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들이나 기득권 옹호세력들은 재판부의 현명한 결정을 환영한다 하니, 지금까지 그들의 법의식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법리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는 것 같다. 즉,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단순한 비아냥이 아니라 사실이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해야 할까? 불과 얼마 전, 한 철부지의 '돈도 실력이다'라고 한 말에 온 국민들이 끓어 오른 적이 있지만, 이젠 대놓고 아예 돈은 무죄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돈은 권력을 만들기도 하지만, 돈은 어떤 죄라도 무죄를 만들 수 있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법치국가를 포기하고, 아예 돈치국가로 간판을 바꾸어 달아야 하지 않을는지?
 과거 유력한 재계 인사들에 대한 판례를 살펴보면, 분명한 범죄사실이 소명되어도 항상 징역 3년이라는 정찰제 판결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 이상의 형량이 나오면 소위 집행유예가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던 것 같고, 유난히 관대한 처벌의 이유는 항상,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라는 공식적인 논고가 따라 붙기 마련이다. 그런데,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저격되어도 미국은 망하지 않았으며, '스티브잡스'가 사망한 후에도 '애플'은 건재하다. 그런데 만일 서민 가정의 한 가장(家長)이 범죄인으로 구금되었다면, 그 가정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한 가정의 생계는 전적으로 한 사람의 가장(家長)에 의해 지탱되는 경우가 많지만, 국가나 대기업 같은 거대 조직은 하나의 시스템과 같아서, 어느 누구 한 사람의 유고에 의해 그 시스템이 바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인들이 법 밖에 있을 수도 없겠지만, 법이 무너진 사회는 존립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제를 볼모로 한 구차한 논고와 정찰제 판결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 용인될 수 없음을 알았으면 한다. 법을 피해가는 자들이야말로 가장 얄미운 자들이며, 그들의 피법(避法)을 도와주는 법관이 있다면, 그는 이미 법관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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