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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포탄이 별이 된다면

시인·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13일
   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그러면 몰래 감추어 둔 대포와
 대포 곁에서 잠드는 병사들의 숫자만 믿고
 함부로 날뛰던 나라들이 우습겠지요
 또한 몰래 감춘 대포를 위해
 눈 부릅뜨고 오래 견딘 병사에게 달아 주던
 훈장과
 훈장을 만들어 팔던 가게가 똑같이 우습겠지요
 
 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그러면 전 세계의 시민들이
 각자의 생일날 밤에
 멋대로 축포를 쏜다 한들
 나서서 말릴 사람이 없겠지요
 
 총구가 꽃의 중심을 겨누거나
 술잔의 손잡이를 향하거나
 나서서 말릴 사람이 없겠지요
 
 별을 포탄삼아 쏘아댄다면
 세계는 밤에도 빛날 테고
 사람들은 모두 포탄이 되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이세룡

↑↑ 시인·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
 이세룡 시인(1947-1990)의 시 한편을 소개 한다. 이세룡 시인의 이 시는 한국 시중에 명시다.그는 여성잡지도 창간했고 영화감독도 했고 미국영화 배우 제임스 딘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천진난만한 소년 같은 시심을 가진 천재 시인 이세룡! 이 시는 시인의 탁월한 상상력이 독자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시창작법에 보면 시를 잘 쓰는 한 방법으로, "두 눈 딱 감고, 상상해서 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시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우선 나름대로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시 창작의 한 방법이다. 세상의 사물들을 처음 보듯 '낯설게 바라보기'에서 시인의 상상은 시작된다.
 "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그러면 몰래 감추어 둔 대포와/대포 곁에서 잠드는 병사들의 숫자만 믿고/ 함부로 날뛰던 나라들이 우습겠지요"
 "별을 포탄 삼아 쏘아 댄다면/세계는 밤에도 빛 날 테고/사람들은 모두 포탄이 되기 위해/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지도 모릅니다"
 이 얼마나 엉뚱하고도 기발한, 천진한 동심 같은 상상력인가! 지금 우리 주변을 죽음의 세계로 위협하고 있는 무서운 저 핵폭탄들, 저 무서운 총칼들,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인간의 야욕 앞에 한반도는 아슬아슬하다.
 지진보다 더 위협적인 핵폭탄들. 셀 수 없이 많은 저 폭탄들, 모두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로 만들 수는 없을까? 진정 세상의 무기들을 하루아침에 모두 값싼 고철덩어리로 만들 수는 없을까? 없을까?
 시인의 생각처럼"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그러면 전 세계의 시민들이 각자의 생일날 밤에 축포를 쏜다 한들 나서서 말리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지금 핵포탄을 갖고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저 어리석은 독재자들이, 얼마나 우서워 지겠는가! 한번 생각해 보시라. 그런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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