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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병이다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아침단상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11일
↑↑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판단이 옳을 것이라는 '확증편향'의 심리가 있다. 어찌보면 그것은 특정한 사람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미 그런 사고(思考) 경향이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인간 뇌세포의 설계구조에서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마다 다소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심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아집 혹은 고집이라는 단어로 달리 표현하기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전혀 다를 것이 없는 동의어(同義語)로 봐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럼 아집이나 고집과 소신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소신(所信)이란 것도 결국은 자신이 믿고 있는 어떤 사실에 대한 확신과 같은 것이기에, 소신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다시 확증편향으로 귀납될 수 있다고 보는데, 정작 인간이 고안한 컴퓨터는 그런 현상을 발견하기 어렵고, 오직 주어진 조건에서 가장 논리적인 답을 출력한다는 사실이 나를 일깨워 준다.
 사람의 두뇌 속에 들어 있는 소프트웨어의 작동기제 중에 확증편향이라는 현상은 신(神)의 실수에서 비롯된 프로그램 버그인지 아니면 진화과정에서 빚어진 적자생존의 선택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늘 우리의 판단에 시비를 만들게 되는 원인이 소위 아집, 고집, 소신 등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우리는 특히 고집이 센 사람을 고집불통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면서, 소신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또 '우유부단'이라는 말로 비판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럼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선(善)이라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판단이 정확할 것으로 믿으며 또 믿고 싶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늘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의 판단이 그릇되었음을 알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판단을 믿지 말고 경험을 믿어라' 즉, 식자(識字)의 우환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경험하지 못한 책속의 지식에만 사로잡혀 남들보다 더욱 강한 확증편향을 가지기가 쉽다는 점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수학자를 고용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만든 표주박 형태 전구의 용적을 계산하기 위해서, 미분 적분 수학 지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그 수학자가 대단히 복잡한 계산을 하는 것을 보고 탄식했다, 그 수학이라는 학문이 알고 보니 대단히 비능률적인 지식이 아니요? 에디슨은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데, 방법은 이런 것이었다. 그 이상하게 생긴 전구 안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정사각형의 용기에 물을 다시 쏟아 부은 다음, 가로 곱하기 세로에 다시 수위만큼의 높이를 곱하여 바로 정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불과 초등생의 산수 지식 정도를 이용하여서 말이다.
 사람의 두뇌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생물학적 연산장치에 불과한 것인데, 아직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뇌의 기능 중에 '감정'이라는 묘한 작동기제가 있다. 바로 그 감정이라는 바이러스가 개입되어, 우리 뇌 속의 논리 연산을 방해하는 것이 아닐까?
컴퓨터는 다소 성능의 차이가 있는 다른 메이커를 사용하더라도, 같은 문제에 언제나 같은 답을 출력하는데, 왜 사람들은 같은 문제를 놓고 그리도 많은 답을 가지고, 또 그렇게들 싸우고 있는가 그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절대 진리란 없는 것이 아니며, 진리란 절대로 두 개의 상반된 답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말이 하고 싶어진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상황을 바라볼 때, 우선 감정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고, 그 감정 조절능력이 어쩌면 그 사람이 가진 인격의 전부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숙제일 수는 있겠지만,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타인을 다스리기 어렵기에, 스스로를 다스리는 공부야 말로 모든 공부 중에 으뜸일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일컬어 '내공(內工)'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릇된 지식은 우환을 만들지만, 내공은 참된 지식을 가지게 한다"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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