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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의 미학-상·하 역할의 황금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전충렬
전충렬의 髓處作主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15일
↑↑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전충렬
피타고라스가 처음 생각했다는 '황금비'(黃金比) 또는 황금비율은 한 선분을 둘로 나눌 때 전체 길이에 대한 긴 부분 길이의 비와 긴 부분에 대한 작은 부분 길이의 비가 같도록 하는 비율(약 1.6:1)을 말한다. 정오각형의 꼭짓점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면 서로 교차하면서 황금비로 분할되며 내부에 다시 정오각형이 생긴다.
 이 '황금비'는 인간의 눈에 가장 안정적이고 아름답게 보이는 비율이라고 한다.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나 대표적인 팔등신으로 알려진 밀로 비너스(Venus)상이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David)상의 전신·하체·상체 간의 비율 등이 그렇다고 한다.
 어떻든 이 '황금비' 개념은 사회 여러 영역에서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비율적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 조직 내 상사와 부하 간의 협업에 있어서도 최적의 역할분담 모습으로 응용될 수 있다. 이 '상·하 역할의 황금비'는 훌륭한 보고와 지시를 통해서 형성될 수가 있을 것이다.
 먼저, 어떤 보고의 후속 보고를 잘 하는 것이다. 조직생활에서 어떤 사안을 보고하면 단순히 상황 보고인 경우 외에는 그로써 종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정책(policy)이든 사업(program)이든 어떤 계획(plan)이든 간에 그에 관한 일정한 보고가 있으면 비로소 일이 공식적으로 진행된다. 즉 일단 상급자에게 보고되면 '보고'는 '지시'가 되어 시행단계로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고'가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초두 보고의 후속 보고는 필연적이다. 보고 후에는 그 경과를 보고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처음부터 지시로 인해 시작된 사안에 있어서 그 지시에 따른 보고를 하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요는, 보고 시에 받은 추가 지시나 보완해야 할 사항 등에 관해 그 후속 경과를 '적시'(適時)에 보고하는 것 즉 보고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밍을 놓친 보고는 죽은 보고인 것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보고를 위한 보고도 있다. 이런 경우는 보고 그 자체가 큰 공사(公事)가 되는 것이다. 종래 대통령에 대한 정부 부처의 신년도 업무 보고가 가끔씩 보고 자체가 큰 행사인 때가 있었다. 그 후 당해 연도 중에 실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첫 보고를 다시 하는 일이 허다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고는 거의 모든 업무는 보고로 인해 일이 진행되는 것이므로 보고가 곧 출발인 것이다.
 다음으로, 윗사람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것 즉 '상급자의 기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통상 어떤 사안이 상급자에게 보고되면 그 실행은 모두 부하들이 책임지고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가 쉽다.
 그러나 윗사람도 일의 집행에 '기여'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중앙 부처 H부에는 보고의 달인 C 국장이 있었다. 그는 주요 사안을 위로 보고할 때 주로 윗사람이 조치해 줄 사항을 매력적으로 주문하였다. 자칫 윗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도 있을 것을 아주 간편하게 주문함으로써 상급자의 '참여 보람'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는 위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았고 후일에 정무직으로 승진까지 했던 인물이다.
 옛날 초·중학교의 서무과장처럼 도장만 찍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상급자는 오늘날 거의 없다. 첫 보고 시부터 상급자에게 할 일을 부여할 수도 있으나 사안에 따라 후속 경과보고 시에 일거리를 주는 것도 좋다.
 그 상관만이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것 즉 실무자로서는 할 수 없거나 어려운 것이 좋다. 예컨대, '현재 잘 되어 가는데 ㅇㅇㅇ한테 협조 전화 한 통만 해주시면 확실해질 것'이라든지, '행사장에 오셔서 격려를 한 번 해주시라'든지 하는 것 등이다.
 마지막으로 역할분담에 있어 부하와 상사 간의 비율은, 물론 절대 기준은 없겠으나, 대략 8대 5 정도의 황금비가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하 쪽에 치중(예 10:1~3)되거나 상사 쪽에 치중(예 1~3:10)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전자는 상급자 무임승차(free ride), 후자는 이른바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상급자로 인한 조직 피로(疲勞) 현상을 야기할 것이다. 각자 지속될 경우에 전자보다는 후자의 조직이 더 빨리 망할 것이다.
 그러면 부하가 일을 더 한다면 상급자는 보수는 더 받으면서 조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상급자는 '부하를 관리'하는 일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할 때 조직생활에 있어서의 진정한 '상·하 역할의 황금비'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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