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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非夢似夢) D-2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아침단상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6월 10일
↑↑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몸이 있다하나 그것은 오래지 않아 모두 흙으로 돌아가리니, 형상은 허물어지고 정신도 떠나거든 잠깐 머무는 것이 무엇을 탐하리요! (法句經) 
 
 깊은 밤 악몽을 꾸다가 문득 잠에서 깨면,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알고 안도할 때가 있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낮에 살기 위해 바둥대고 있는 이것 또한 또 다른 꿈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가 확실히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 일상이, 과연 임종 시에도 현실로 받아들여질 것인지? 사람의 탐욕은 본능일 것이다. 그러나 그 본능이 늘 악몽을 만들지만, 우리는 그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영원의 시간 속에 그렇게도 짧은 한 순간을 여기에 머물 뿐인데, 무엇이 그리도 되고 싶고, 무엇을 그리도 가지고 싶을까? 

 재물욕도 끝이 없고, 권력욕도 끝이 없다. 음식은 조금만 먹으면 배가 부르지만, 재물과 권력은 채울수록 고파지는 속성 때문에, 한 번 욕심을 내면 거두기가 쉽지 않다. 짐은 질수록 무거워지고, 덜어낼수록 가벼워지는 것인데, 요즘은 무거운 짐을 서로 더 지겠다고 난투극 이라니? 승자는 승(勝)해서 좋겠지만, 패자 역시 패(敗)해서 다행일 것이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승자는 승해서 좋은 반면 그 짐이 무겁고, 패자는 패해서 슬플지 몰라도 무거운 짐을 벗었으니 누가 진실로 행복할는지는 지켜보아야 알 일이다. 
 
 어느 스님이, 가까이 지내던 도반(道伴)이 입적(入寂)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비장(火葬)에 나아가, 염불은 뒤로하고 한다는 말이 "야 이놈아, 니가 태어날 때 내 이리될 줄 알았다!" 모두가 영원히 살고자 하나 영원히 살지 못하는 것처럼, 모두가 이기고자 하나 모두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죽을 것이라 해도 죽지 않을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나, 되지 않을 것이라 해도 될 것이라 믿는 사람들에게 달리 할 말은 없다. 다만, '니가 나설 때부터 내 그리 될 줄 알았지'라고 말해 주려한다.

 삶과 죽음이 내 뜻대로 아니듯이, 이기고(勝利) 지는(敗北) 것 또한 내 뜻대로는 아닐 것이다. 잠시 후면, 울거나 웃는 사람으로 나뉘겠지만, 울어야 할 일인지, 웃어야 할 일인지도 두고 볼 일이라는 말이다. 

 '산이 거기 있어 산에 오른다'고 하지만, 산은 멀리서 바라 봐야 그 형체를 알 수 있다. 만년설(萬年雪)을 머리에 이고 있는 태산(太山)은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거기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갖가지 시련과 맞닥뜨릴 것이며, 죽음의 경계를 넘어 정상에 오른들, 끝도 없이 높은 하늘에 불과 한 치가 가까워 졌을 뿐, 거기가 오래 머물 곳도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될 터이다. 

 요즘 확성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확성기란 원래 작은 소리를 크게 들리도록 만들어진 물건인데, 왜 모두 목이 쉬게 되었을까? 확성기란 육성을 증폭시키는 기계이기 때문에, 더 큰 소리를 내고 싶을 때는 엠프의 보륨만 높여주면 될 것을, 그리도 고래고래 소리 질러, 쉬어버린 목소리로 무슨 말을 전달하겠다는 것인지, 나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늙지 않으려고 불로약(不老藥)을 먹었는데 불로는커녕, 그 약의 독성으로 오히려 요절한 '진시황'은 사후에조차 그의 부(富)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지하왕국까지 건설해 놓았지만, 그 많은 부장품들은 지금 누구의 것인가? 

 형체 없는 물건을 놓고, 그것을 서로 가지려고, 그렇게까지 이전투구를 벌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빼앗겨도 빼앗긴 것이 없으며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다. 이제 곧 잠에서 깨어나면 그 모든 것이 다 허망한 꿈이요, 애시당초 겨루어야 할 승부가 없었음을 알게 될 태니까….

 "꿈이야 꿈이언만 꿈인들 어찌하리. 모두 투표장으로 나아가 꿈에 취한 사람들을 흔들어 깨워줍시다."
경북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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