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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문학기행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
수요칼럼

경북신문 기자 / kua348@naver.com입력 : 2018년 08월 07일
↑↑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
전남 완도의 부석도서로 대륙의 남방 끝자락에 붙은 청산도는 '잊혀진 섬'이다. 보길도나 강진처럼 유배의 역사도 없고, 바다와 싸운 저항의 숨결만 느껴질 뿐이다.

 선원도란 이름답게 신선이 살았는데 섬을 에워 싼 해수가 맑고 산이 푸르름을 상징하여 청산도로 개명 되었다.

 해풍의 작용으로 바다가 청량하여 찾는 객의 가슴을 서리게 하여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외로움이 깊고, 서럽게 밀려온다. 하선하면 남쪽 곧은 길에 빨간 슬레이트 지붕이 이색적인 당리마을이 객인을 맞는다.

 긴 역사에 여윈 팽나무가 이 섬의 당수목이다.
 당리 마을이 바쁘게 알려진 것은 '서편제'라는 영화 때문이다. 마을 뒤쪽 언덕길은 유봉일가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비탈길을 내려오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한 시인의 표현대로 '바다에 나포되어 있는 섬' 청산도는 모든 길은 바다에 접해 있고, 바다로 향한다.

 남도의 풍습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한 특유의 마을이다. 저승으로 간 사람을 토장하지 않고, 땅에 놓고 풀로 덮는 남도의 특이의 무덤형태인 '초분'이 아직도 남아 있다.

 가뭄에 물을 가두기 위해 계단논에 구들장을 깔아 배수를 막는 『구들장 논』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된 특수한 농법이다. 문인들의 관심은 역시 대상에 오른 시 작품의 평론이었다.

 엉뚱한 연사로 필자가 선정되어 소연이지만 명색이 '남도 문학의 밤'이었다.
 "문학은 천재의 투자다. 문학은 인간을 미화·정화·성화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그 기능은 사실을 개념으로 옮긴 것이다"이상의 내용을 설파했지만 그 반응과 분위기는 시큰둥이다. 오늘 주제의 장르는 시 낭송이다.

 최우수작에 뽑힌 구영숙시인의 '청산도, 봄'이었다.

 시간이 멈춘 섬 / 언덕위에 떠 있는 / 양귀비꽃 / 온몸으로 황홀한 춤을 춘다 /
 저 붉은 눈빛 / 집요하게 끌어 당긴다 / 기어코 꺽이는 / 내 발목 / 너와 나 그 어디쯤에서 / 슬쩍, 핏빛으로 물들었을까 / 맹렬하게 다가오는 / 숨 막히는 붉은 물결 / 아, 뜨거운 봄
 언어의 구사력과 배열, 그리고 어휘의 서술력을 겸비한 등용된 애정시다. 구영숙시인의 작품은 청산도 파도소리를 잠들게 할만치 감미롭고 애절한 능문성이 뛰어난 자연시의 우수작이다.

 시는 인생의 사색을 낳는 베틀이다. 애증과 그리움을 동시에 짜는 생산기다. 세상의 그리움을 청산에 묻고 싶은 시인의 미려한 정온이 독자의 속심을 휘적인다. 인간의 유일한 낙원은 그리움이다. 심금을 울리고 싶은 영감의 능력이 잠재된 구영숙시인, 시가 정신의 성전이라면, 문학은 육성의 그림이다.

 시인의 감각은 시는 육체이며, 공상은 옷이고, 예감은 상상의 혼이다.

 봄이란 어감은 여성적이다. 봄비·봄나물·봄처녀 - 봄의 향기와 더불어 새롭고 참신한 맛이 감돌며 봄은 기다림 속에 흩어지는 느낌의 계절.

 구영숙시인은 봄에 대한 그리움에 신선한 애착을 매료시킨다.

 그리움 속에서 행복을 찾는 시인의 소리 없는 절규가 애잔한 마음을 곱게 녹이고 있다.

 막 석양은 잊혀진 섬에서 미색한 빛으로 잠들 찰나, 아무도 기웃거리지 않는 바다와 바람 - 실루엣으로 남은 수백년된 노송의 그림자. 청산도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천혜의 섬이다.

경북신문 기자 / kua348@naver.com입력 : 2018년 08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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