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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서기를 한 사람들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아 침 단 상

경북신문 기자 / kua348@naver.com입력 : 2018년 10월 09일
↑↑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지식이 없는 지식인, 양심이 없는 지성인, 책임감 없는 정치인, 도덕이 없는 종교인, 그야말로 가짜 캐릭터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상을 주어야 할 사람에게는 벌을 주고, 벌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도둑놈들은 선량한 얼굴로 나타나고, 정직한 사람은 도둑으로 몰아가고, 매국노들이 애국자 행세를 하고, 애국자들은 빨갱이로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저항했고, 정의가 바로서는 세상을 희망했다. 그러나 지금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가? 매국노들이 애국자로 변신하여 애국자들을 밀어내었듯이, 붉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푸른 옷을 입고, 푸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밀어낸다. 언제나 그랬듯이 기득권들은 재빨리 새로운 질서에 순응하여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그러나 비 기득권들은 늘 그래왔듯이 기득권에 저항하기가 두렵고, 해오던 대로 기득권에 기댄 삶이 더 익숙할 터이다. 그래서 세상은 바뀌기 어려운 것이며, 바뀐 것처럼 보여도 바뀐 것은 없다는 말이다. 최근 '영국 보수당과 일본 자민당의 정권복귀'라는 프랭카드를 건 우리나라 한 정당의 보수정권 세미나를 놓고, 온라인 공간이 뜨겁다. 그런데 나는 묻고 싶다. 우리나라에 과연 보수 정당이 있었으며, 지금은 있는가? 라고…

 보수의 사전적 의미는, '보전하여 지키며, 새로운 변화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고 유지함' 이라고 되어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보전해야 할 그 가치는 무엇이며, 우리가 옹호하고 유지해야 할 전통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인권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왕정시대 이씨조선에서 국권을 상실하고 일제에 복속되어, 이웃 섬나라 일본의 국왕을 하늘의 황제라는 뜻을 가진 천황폐하로 받들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기득권의 뿌리는 일본에 국권을 팔아넘긴 이씨왕조 매국노들과 일제 치하에서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한 친일 반민족행위자들이며, 그들이 만든 질서가 바로 전통이고, 그들이 지켜내야 할 이권이 바로 그들의 보수였을 것이다. 

 국민들이 보수를 버린 이유를 그들은 아직도 모르는 것일까? 그러니까, 전통적인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려는 영국의 보수와 반민족행위의 대가로 하사받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보수는 그 뿌리부터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나쁜 전통은 버리는 것이며 옳지 못한 문화 역시 이어가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보수의 문제는 바로, 지키고 보존해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보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오직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이기심을 보수로 위장하려는 데서부터 모순이 발생된 것이며, 때문에 기존의 보수는 몰락할 수밖에 없었고, 또 어떤 명분으로도 구(舊)보수가 되돌려질 가망은 없어 보인다.  

 나는 원래 국수주의자(國粹主義者)도 민족주의자도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나친 민족주의는 선민사상(選民思想)과 함께 집단 이기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기 때문에 경계되어야 하고, 인종과 국경마저 초월한 인본주의(人本主義)에 기초한 가장 이성적(理性的)인 합리주의가 정의(正義)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과거, 때와 장소에 따라 정의(正義)가 다르게 정의(定義)되는 미개한 시대를 거쳐 왔다. 그러나 진리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없으며, 어떤 시대 어떤 사회에서라도 보편타당성을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것을 정의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주관에 의한 정의는 주장일 뿐, 진리는 주장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며 원래 그대로이기에 그 어떤 궤변이나 사변(思辨)으로 정의(定義)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뒤집힌 논리가 모순을 만들고, 그 모순이 다시 뒤집힌 논리를 만들게 한다. 물구나무서기를 한 채, 관객이 모두 떠난 빈 무대를 지키는 광대의 모습이 왜 갑자기 떠오르는지 모르지만, 참된 민주주의 보수(保守)의 가치를 세우려는 보수가 있다면, 나는 당장 내일이라도 보수주의자가 됨에 망설임이 없을 것 같다.
경북신문 기자 / kua348@naver.com입력 : 2018년 10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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