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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람

시인·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
김성춘의 詩의 발견

경북신문 기자 / kua348@naver.com입력 : 2018년 11월 08일
슬퍼할 것이 많다. 많아 봤자 얼마나 많겠는가. 헤아려보면 헤아리는 전부 다가 슬프다. 전부 다 슬프다면 딱히 슬픈 것이없는 것 같다. 도무지 슬픈 것이 없어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있다면 말해보라. 당신이 슬퍼하는 이유를. 그걸 말한자는 계속 슬퍼하는 자다. 계속 슬퍼하다가 중단하는 자다. 그리고 다시 슬퍼하는 자가 될 것이다. 슬퍼하는 자가 오고 있다.
저기 멀리서 오는 자가 아니다. 내 앞에서 내 앞으로 매번 다가오다가 지나치는데 한 번도 붙잡고 물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그는 붙잡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붙잡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는 지나간다.  -김언

 
↑↑ 시인·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
일찍이 허수경 시인은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하고 생에서 슬픔을 절창 했습니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는 랭보 시인의 시구이지요,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울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는 슬퍼할 일도 많고 슬퍼할 사람도 너무 많습니다.

인생은 가까이 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삶은 누추하고 슬픈 것입니다. 사람들은 슬픔보다 기쁨을, 또는 행복을 더 원하지만 생은 내가 보기에도 슬픔이 80% 이상인지도 모르죠. 시인들은 기쁨보다 슬픔에 더 민감한가 봅니다.

슬픔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가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죽음에서 오는가요. 생의 허무감에서 ,전쟁과 폭력에서, 가난한 생의 결핍에서, 사랑의 결별에서 오는가요.

심보선 시인은 "가끔 슬픔 없는 십 오초가 지나간다/ 늙어 가는 모든 존재에는 비가 샌다/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시' 슬픔이 없는 십 오초' 중에서)라고 '슬픔 없는 십 오초'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슬픔이 많다 슬픈 사람이 많다. 헤아려 보면 헤아리는 전부가 다 슬프다. 도무지 슬픈 것이 없어서 슬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인은 슬픔에 수작을 걸며 슬픔을 슬퍼 하며 슬픔을 더 파고 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은 아무래도 죽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지랑이처럼, 연기처럼, 안개처럼 사라지는 인생! 이것보다 더 슬픈 사건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아지랑이나 연기가 되어 떠다니다가 우리는 아지랑이나 연기가 되어 어디선가 다시 만나겠지요.

시인은 "슬퍼하는 자가 저기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슬퍼하는 자가 멀리 있는 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내 앞을 지나치는데도 나는 그를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는 지나간다"고 합니다. 그가 슬픔입니다. 바로 내 앞을 지나갑니다. 내 자신이 바로 슬픈 존재 입니다, 오래 살아 비가 늘 새는 존재, 바로 유한한 나의 존재, 자신이 바로 슬픔입니다.
경북신문 기자 / kua348@naver.com입력 : 2018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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