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rabbi)는 히브리어로 `나의 위대한 스승` 또는 우리 주(主)의 뜻으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신의 가르침을 전하고 율법(律法)을 지키는 유대교의 사제(司祭)이다. 그들을 점술가, 교사, 혹은 유대사회의 정치지도자라고 한다.  어느 날 널리 알려진 유명한 라비가 여행 하던 중 한 마을에 오게 되었다. 그는 마을에 당도하자마자 심부름꾼을 불러서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하였다.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는데. 빨리 찾아서 모셔 오기 바라네" 심부름꾼은 라비의 말을 듣고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하고 경찰서장을 즉시 데려왔다. 라비는 그 경찰서장을 그냥 돌려보내고 말았다.  다시 심부름꾼에게,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네. 그 분을 모셔 오기 바라네" 심부름꾼은 마을을 지키는 사람이 누굴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군인대장을 모시고 왔다.  라비는 이번에도 군인대장을 돌려보내고는 다시 심부름꾼에게 마을을 지키는 사람을 모셔 오도록 하였다. 심부름꾼은 두 번이나 퇴장(退場)을 맞게 하였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누가 마을을 지키는 사람으로 적합한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마음만 답답하였다. "라비님, 이 마을을 지키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답답함을 참을 수 없어 라비에게 물었던 것이다.  라비는 웃으면서 말했다. "이 마을을 지키는 사람은 경찰서장과 군인도 될 수 있지만, 그 보다는 학교의 선생님이라네" "어째서 선생님이 마을을 지키는 사람입니까?" 심부름꾼은 납득이 가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했더니, 라비는, "군인이나 경찰은 재산을 지켜 주지만 선생님은 지식을 지켜 주기 때문이라네" "이 마을이 잘 사는 동네가 된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라네. 그러니까 선생님이 이 마을을 지키는 분이지"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세인들은 지금 사회가 변화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도록 시끄럽게 변화하고 있다는 말들을 한다. 변화를 예시하고 사회에 적응하여 온당한 삶을 영위해 가려면 필요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식을 갖추는 데는 여러 가지 정보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겠으나, 그 중에서도 독서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스마트폰을 눌러서 얻은 디지털 지식 보다는 책장을 넘겨가며 장장이 익힌 지식은 장기기억화가 될 수 있고, 그것은 또한 새로운 지식을 구축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긴긴 겨울밤을 개구리가 동면(冬眠)하듯이 보내기 보다는 양서(良書)를 펼쳐 놓고 독서삼매(讀書三昧)에 열중한다면 밝은 지혜를 체득하여 몸과 마음이 더욱 윤택하게 될 수 있을 것(讀書可潤身)으로 생각해 본다.  많은 돈을 들여서 지어 놓은 궁궐 같은 도서관이 젊은 청소년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휴일을 즐기는 데이트 행렬이 일요일 이른 새벽에 시립도서관 문 앞에 줄을 섰던 지난 70년대의 독서열정을 대체(代替)하고 있으니,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을 어디에서 모셔야 할까. 이 풍진 세상에 라비(rabbi)의 질문이 새삼 의미 깊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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