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연못가에 앉아 비구에게 말씀하신다. "비구야 이 돌을 저 물 위에 띄울 수 있겠느냐?""불가하옵니다" 부처님이 다시 말씀하신다."그럼 이 목편을 저 물 아래로 가라앉힐 수 있겠느냐?""불가하옵니다" 부처님이 밝은 표정으로 말씀하신다."니가 법을 아는구나." 물보다 무거운 것을 우겨서 물 위로 뜨게 할 수도 없고, 물보다 가벼운 것을 우겨서 가라앉힐 수도 없다. 모두가 생각의 차이를 말 하지만, 진리는 생각으로 달라지지 않고, 진실은 궤변으로 변하지 않는다. 먹구름이 하늘을 가려도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거짓으로 진실을 가려도 진실은 그대로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신(神)이 존재한다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생각의 다름일 뿐, 신은 있거나 없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쓴 적이 있었다. 내가 어릴 때는 유신론(有神論)이었다가 장성하면서 무신론(無神論)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유신론자도 무신론자도 아닌데, 그것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의 상태가 바로 결론이라는 얘기다. 신은 스스로를 나투지 않았건만, 사람들이 공연히 그 존재를 두고 생각의 차이를 말하며 시시비비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신의 존재 유무는 그 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일 뿐인데, 굳이 신을 의인화(擬人化)하려는 데서부터 모순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더러는 신이 자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창조했다고 하지만, 신을 닮은 인간이라고 하기엔 인간이 너무 속물스럽지 아니한가? 신을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자들이 바로 신이 가장 노여워해야 할 대상임에도 그들이 건재한 것을 보면, 적어도 사람을 닮은 신만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역설이 성립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신을 수단으로 삼는 자들이야말로 신의 존재가 부정되어야 할 명확한 증거라는 얘기다. 이 우주는 대단히 혼돈스러워 보이지만, 정확한 규율에 따라 운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을 우주를 지배하는 `힘의 법칙`이라 말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만고불변(萬古不變)의 힘을 `신`이라 한들 잘못 된 용어는 아닐 것 같고, 또는 `도(道)`라고 한들 어떠하며 `법(法)`이라 한들 무슨 문제가 있을까? 미시(微示)의 세계에서, 핵(核)의 인력에 매달려 핵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電子)나, 태양의 인력에 매달려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지구의 모습이 닮아있고, 거시(巨視)의 세계에서 거대한 중력체인 블랙홀의 중력에 매달려 그 주위를 회전하고 있는 은하(銀河)의 모습이 전혀 그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무거운 것은 더 무거운 것에 끌리며, 가벼운 것은 위로 떠오른다는 것이 신이 만든 법인데, 거기에 생각의 다름은 또 무엇인가? 무지(無智)가 개성(個性)일 수 없고, 무지가 선(善)일 수도 없다. 그리고 간교한 사악함이 무지한 대중의 이성(理性)을 마비시켜 신을 능멸하고 있으니, 신이 노여움이라는 감정을 표출하기 전에, 그들 스스로 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바닥으로 가라앉는 돌과 같이 될 것이다. 물밑에 가라앉은 돌을 기도(祈禱)로 떠오르게 할 수 없듯이, 회개나 참회로 사(赦)해 질 죄는 없다. 죄는 짓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만, 지은 죄는 벌로써만 감해진다는 것이 진리이다. 부처님이 다시 비구를 향해 말씀하신다."하늘을 향해 돌을 던지면, 그 돌은 어디로 가느냐?""예, 땅으로 떨어집니다""니가 불법을 깨우쳤구나!" 그러나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절을 찾아 절을 하고, 교회를 찾아 회개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10-01 오전 06:18:05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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