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최초의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 작가는 오늘의 중국 우한의 재앙을 예측한 것일까요. 그는 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의 재앙을 소설로 썼을까요. 나는 그 소설의 주인공인, 의사의 아내입니다. 지구의 서쪽 포르투갈에 사는 작가가 만든 상상의 세계, 그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나는 사람들이 겪는 재앙을 직접 보았어요.   우리 도시에 시야가 하얗게 보이다 실명하는 눈 전염병이 창궐했어요. 격리된 수용소의 환자 모두와 치료하던 의사마저 전염되어버렸어요. 사라마구 선생은 소설 세계에서 나를 의사의 아내로 창조했어요. 나는 다행히 앞이 보였어요. 내가 어떻게 전염되지 않았는지 그것은 하나님만 아시는 거지요. 유일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존재인 저는 그 사태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실로 막막했어요.  어느 날 오후, 차를 운전하던 한 남자가 차도 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눈이 멀어버렸어요. 남자는 다른 남자의 안내를 받아서 집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남자를 간호한 아내도, 남자가 치료받기 위해 들른 병원의 환자들도, 그를 치료한 안과 의사도, 모두 눈이 멀어버렸어요. 정부는 백색 실명 현상을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눈먼 사람들을 빈 정신병동에 격리 수용했어요. 병동은 점점 아수라장이 되어갔어요. 군인들은 자기들이 전염될까 봐 사람들을 총으로 무자비하게 죽였어요. 그 와중에도 성욕을 채우려고 여자를 탐하는 무리가 있었어요. 내가 어떻게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었겠어요. 나는 하나님도 용서하실 거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짐승으로 변한 놈을 가위로 찔러 죽여 버렸어요. 병동에 불이 나고 전염된 군인들과 수용자들은 병동 밖으로 뛰쳐나갔지요. 도시의 사람들 모두가 멀어버린 눈으로 음식을 찾으러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아무 데나 배설을 했어요. 개들이 길거리에 널브러진 시체를 뜯어먹었지요. 나는 눈먼 남자와 색안경 낀 여자와 소년과 저의 남편과 노인을 데리고 우리 집으로 돌아갔지요. 그들은 나의 집에서 음식을 먹고, 몸을 씻고 잠을 잤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남자의 시력이 맨 처음으로 회복되었고, 차차 다른 눈먼 사람들의 시력이 돌아왔어요. 내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들을 데리고 와서 먹여주고 재워준 것밖에요.  창세 이래 인간의 역사에서 재앙은 끝없이 반복되어왔어요. 내가 영원히 살, 초현실의 소설 세계에까지 우한의 울부짖음이 들려왔어요. 나는 허구의 세계 밖으로 급히 날아갔어요. 어떻게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에요. 몸이 반동적으로 튕겨나갔어요. 의사와 간호사가 자동적으로 환자에게 손을 내밀 듯이 말이에요. 우한에서도 결국 치료하던 의사가 전염되어 사망했어요. 의사와 우한 폐렴에 희생된 영혼을 위해 잠깐 기도드릴까요. 거리는 텅 비었고 병원과 한 블록 떨어진 곳의 인도에 흰 마스크를 쓴 노인의 시체가 누워있어요. 자전거를 탄 행인이 그냥 지나갑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거리를 덮고 있어요. 이 전염병이 멈추지 않는다면 `눈먼 자들의 도시`가 아니라 `죽은 자들의 도시`가 되겠지요. 사망자 수가 수백 명인데 자꾸 불어난다는 뉴스가 연일 계속되네요. 우한 폐렴의 바이러스 이름은 `코로나`라지요. 지금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지만 그 요사스러운 존재의 정체만 겨우 파악하는 정도입니다. 코로나라는 이름은 왕관이나 광륜을 뜻하는 라틴어 코로나에서 유래되었대요.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가장자리가 왕관으로 보이기도 하고, 태양의 코로나를 연상시키기도 하지요. 우리 눈에 보이는 태양 표면의 온도는 섭씨 6000도이지만, 밀도가 희박하고 극도로 뜨거운 플라즈마 상태의 코로나는 섭씨 백만 도에 이른대요. 수만℃에서 기체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되어 플라즈마 상태가 되지요. 기체 액체 고체 다음의 제4의 물질상태로요. 자꾸 변종되어 나타나는 바이러스에 우리는 어디까지 대처할 수 있을까요. 결국 인간은 신의 전능에 이르지 못하지요. 다급하게 여기로 왔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군요. 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어떻게 상태를 회복했느냐고요? 이유를 알 수 없이 재앙이 내려졌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갑자기 회복되었어요. 정말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네? 이유가 있다고요? 그래요… 신은 이유 없이 재앙을 내리지 않는다지요. 인간의 죄악 때문에 전염병과 물과 불의 심판을 받았던 구약시대가 생각납니다. 그렇다면 사라마구 작가가 하나님을 대신해서 죄악 많은 우리 도시(눈 먼 자들의 도시)에 재앙을 내렸단 말이 되네요. 어머, 우리가 무슨 악을 범했단 말이냐고 독자 한 분이 화를 내시는군요. 마음을 가라앉히시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사라마구 선생이 정말 어떤 이유나 의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머는 전염병을 만들어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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