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을 얻기 위해서는 유명 대학의 입시를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은 절박하지만 정해진 규모의 자금으로 그들 모두를 수용할 수 없으니 그 낭패가 보통이 아니다. 실제로 25일 새벽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대구북부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들은 300m 넘게 줄을 섰다.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신청이 시작된 날이니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이들이 대폭 몰린 것이다. 수천명의 자영업자가 줄을 서고 기다렸지만 이날 상담받을 수 있었던 사람은 800명이었다.   소상공인 직접대출은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진공 지역센터에서 1000만원을 신속 대출해주는 제도다.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인 저신용 소상공인 가운데 연체와 세금 미납이 없는 경우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신청일 기준 5일 이내에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막심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는 그나마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배려다. 정부가 이 제도를 꺼내든 것은 소상공인에게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이 제도도 과연 기대한 만큼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장 밤잠을 포기하고 전날 밤부터 줄을 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간절함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목은 탄다. 코로나의 기습으로 망가져버린 사업체의 형편을 본다면 까무라치고 싶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돼야 하고 정부가 도와주겠다니 기대를 걸어보 는 그들의 모습은 눈물겹다.   사실 1000만원의 직접대출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일 수도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고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1000만원의 부채는 남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에게 1000만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당장은 누적된 위기를 넘길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남게 될 1000만원의 부채는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가.   정세균 국무총리는 같은 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문 닫는 일을 막기 위해 금융권 도움이 절실하다. 정부 노력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권 협회장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정 총리는 "과거 외환·금융위기 시 모든 국민들이 금융권에 힘이 되어주신 것처럼,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금융권이 힘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그 말을 자세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지원 대책을 마련해도 금융권이 느지락거리거나 동참하지 않으면 말짱 공염불이다.   비상 경제 상황에서 실물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금융권이 뒷받침해야 한다. 기업 흑자도산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문을 닫는 일을 막기 위해 금융권 도움이 절실하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등 3차례에 걸친 총 32조원 규모의 민생·경제종합 대책을 추진 중이고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에 건실한 소상공인과 기업이 무너져 버린다면 우리 경제의 뿌리가 뽑혀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새벽부터 줄을 섰다가 번호표도 받지 못한 채 돌아선 소상공인들의 심정을 우리 모두가 헤아려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가 어느 정도 기세가 꺾이면 우리 국민은 정상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그것만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서민 경제를 되살리는 길이다. 물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코로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   여기에 정부와 관련기관, 금융권이 이들과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큰 고통을 오랜 세월 겪게 될 것이 불 보듯 하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 저력이 지금 절실히 발휘돼야 한다. 새벽에 나가 길에서 줄을 서는 소상공인들과 마음은 동행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09-23 오후 04:55:10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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