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생사(生死)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 자유를 얻고자 출가승(出家僧)이 된 한 남자가 있었다. 속세(俗世)를 떠난 그는 깊은 산 속 암자(庵子)에 머물며, 십년간을 정진한 끝에 해탈(解脫)의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으나, 어느 듯 번뇌(煩惱)가 사라지고 마음의 평화를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한 길목인 `아라한(阿羅漢)`이 되려던 참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하얀 소복을 입은 청순하고 아리따운 한 여인이 암자를 찾아와 다소곳이 합장하며, 산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밤 유숙(留宿)을 청한다 했다.  이에 놀란 구도승(求道僧)이 여인을 가차 없이 물리치려 했으나, 이 깊은 산 중 야밤에 젊은 여인을 한데로 내치는 것도 차마 불자(佛子)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되어, 날이 밝으면 지체 없이 떠날 것을 조건으로 단 칸 암자를 내어 준다.  그리고 그는 처마 끝 마루에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아, 경(經)을 독송하며 여인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무려 십 년간의 참선(參禪) 구도(求道)는 온데간데없이, 튼튼히 쌓아올린 제방이 한꺼번에 무너지듯 온갖 번뇌들이 폭포처럼 난무하고, 젊은 육신이 바지춤 속에서 준동(蠢動)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더욱 목탁을 세게 치며 그의 앞에 닥친 마장(魔障)을 벗어나려 했으나 끝내 욕(慾)을 이기지 못하고 파계(破戒)하고 말았으니, 그게 바로 `십 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라는 얘기다.  `독사의 아가리에 남근을 넣을망정, 여인을 가까이 하랴!``놀라지 마시라. 자칫 저속해 보일 수도 있는 말씀 같지만, 불경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계색언(戒色言)이다. 요즘 그 페미니스트들이 발끈할 수 있는 말씀인지는 모르지만, 이것은 여성 혐오와는 하등 무관한 것이며, 오히려 때로는 불가항력적(不可抗力的)일 만큼 강렬한 남성의 욕구를 경계하고자한 가르침의 한 방편일 터이다.  허기 진 사람 앞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눈을 감고 인내하라 하면 그것이 도(道)인가? 인(忍)이 욕(慾)을 이기는 것은 `인`을 강하게 하여 가능하지 않음을 알기에, 먼저 `욕`의 실체를 바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즉, 눈 앞에 차려진 음식의 빛깔이 탐스럽고 그 향이 식욕을 자극하지만, 그 음식에 맹독(猛毒)이 섞여있음을 알아채기만 한다면, 자연히 식욕은 사라진다.  불학(佛學)은 인간에게 오욕(五慾)의 성함을 부정하거나, 인내하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근원을 알아, 원인을 제거하도록 하는 사색 행위를 일컬어 참선(參禪)이라 하였다.  즉, 인간의 자아(自我) 속 깊은 곳에 또아리 틀고 있는 탐(貪), 진(嗔), 치(癡)라는 삼형제가 있는데, 그 중에 향도(嚮導)가 탐(貪)이라. 탐심(貪心)이 쫓는 대상의 허망함을 본 순간 인내해야 할 대상이 사라지고, `탐`이 멸(滅)하면 노(怒)하거나 어리석은 마음 또한 깃들 자리가 없음을 알게 한다.  높은 산 정상에 큰 호수가 하나 있는데, 원류(源流)는 하나에서 출발하지만, 하류(下流)로 내려오면서 세 갈래(三毒)로 갈라지고 다시 백 팔 갈래(百八煩惱)로 나누어지고 드디어 팔만 줄기의 지류(支流)를 형성하게 되는데, 천 년이 걸려도 그 지류들을 다 막을 도리는 없으니, 부질없는 노력들은 그만두고 본류(本流)를 찾아 막아야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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