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을 때,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너무 지나칠 정도로 고비적(高鼻的)인 태도를 취하다가 꽃다운 이팔청춘을 무모(無謀)하게 허송하고, 마침내 혼기(婚期)를 놓쳐 본의 아니게 노총각(老總角), 노처녀(老處女)가 되어버린 선남선녀들에게,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까다로운 선택적 기준에 대한 수정을 바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 왔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우리의 모든 기대에 부응하고 모든 필요를 감성적으로 감지하고 제반 조건을 잘 갖춘 완전한 사람을 원하는 욕구란 이룰 수 없는 환상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간직해온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애인이나 배우자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나면, 파트너를 희망과 투사(投射)의 망원경을 통해서가 아니라 좀 더 완전히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존 고트먼(John Gottman)은 워싱턴대학의 심리학자로서 결혼의 감성에 대해 연구한 탁월한 전문가이다. 그는 결혼을 유지하거나 실패하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 규명하여, 한 때는 결혼 후 3년 내에 커플이 헤어질지 여부를 90% 이상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성적 접촉이나 보살핌과 같은 근본적인 필요가 충족되지 않을 때 계속해서 불만족을 느끼게 되며, 이것은 막연한 욕구불만처럼 포착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증오만큼이나 명백하게 드러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이 같은 신경의 불만을 나타내는 신호들은 결혼생활에 위험이 닥쳤다는 조기경고로서 매우 신중하게 생각할 문제이며, 상대방을 걱정하지도 않고 심지어 약간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는 무관심이야말로 결혼생활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나쁜 형태의 잔인함이라 했다.   그래서 수십 년간 동고동락을 해온 부부관계에서도 역지사지(易地思之)라든지 감정이입(感情移入)의 배려는 서로에게 행복을 찾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감정이입은 타인이나 자연물 또는 예술작품 등에 자신의 감정이나 정신을 이입(移入)시켜 자신과 그 대상물의 융화를 꾀하는 정신작용을 말한다. 이 용어는 독일의 심리학자 T.립스가 사용한 말이다.   그는 아름다운 노을을 토하며 지는 석양의 일몰(日沒)을 장엄(莊嚴)하다고 느끼는 것은 일몰을 바라보는 자신의 감정을 투입(投入)하는 것이거나, 일몰의 장엄함이 자신 속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립스는 이것을 유추작용에 의한 것으로서, 유추(類推)작용은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작용을 말한다.   부부사이에 지속적으로 감정이입을 해온 관계는 서로의 얼굴에 나타난다고 했다. 이는 부부가 오랜 세월 동안 같은 감정을 경험하면서 각각의 감정이 안면(顔面) 근육의 특정 부위를 긴장시키거나 완화했기 때문에 부부가 같이 미소 짓거나 찡그릴 때 동일한 근육 부위가 강화되어, 점차 콧대, 주름, 윤곽을 유사한 형상으로 만들어서 얼굴을 닮아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살아가면서 쌓은 정서적 경험의 결과로 서로 닮게 된다고 하였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항간에 회자되는 말도 근거가 없는 낭설은 아닌 것 같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러 부부를 모아 놓고 결혼 당시의 앨범과 25년 후의 앨범을 보여주고 어느 부부가 가장 비슷하게 닮았는지를 물어 본 연구에서, 그들 부부는 얼굴이 서로 비슷해졌을 뿐만 아니라 얼굴이 더 많이 닮은 부부일수록 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 부부가 생활 속에서 수많은 작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자기가 원하는 형상을 아로새기는 미묘한 방법으로 서로를 조각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조각하는 것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으로 접근하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경향은 감정의 동시성(同時性)을 보여주는 모델이 사랑을 얻기 위한 무언의 추진이며, 각 파트너가 상대방을 조각하는 `미켈란젤로 현상`이라 하니, 이 현상이야 말로 좋은 금실(琴瑟,금슬)의 표상(表象)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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