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당(唐)나라의 상인 하두강(賀頭綱)이 장기를 잘 두었다. 일찍이 예성강에 이르러 어떤 아름다운 부인을 보고 그녀를 내기장기로 빼앗고자 하여, 그 남편과 장기를 두어 처음에는 거짓으로 이기지 않고 물건을 갑절로 쳐주었더니, 그 남편이 욕심을 부려 아내를 내어 놓았다.  하두강이 한 판의 내기에 그녀를 걸고 이기고는 배에 싣고 떠나 버렸다. 그 남편이 뉘우치고 한탄하여 노래 한편을 지었다.  세상에 전해지는 말로는 부인이 떠날 때에 옷매무새를 매우 굳게 묶어서 하두강이 그녀를 욕보이고자 하였으나 범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배가 바다 가운데에 이르자 빙빙 돌면서 나아가지 않아서 점을 쳐 보았더니, "절부(節婦)에게 감동한 때문이니 그 부인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배가 반드시 부서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뱃사람들이 두려워하여 하두강에게 권해서 그녀를 돌려보냈다. 부인 또한 노래를 지었으니, 후편(後篇)이 이것이다.  내가 물욕에 눈이 어두워 그만 당신을 팔았소. 사랑하는 아내여, 이제 가면 언제 올 거요?  목메어 울어 봐도 임이 탄 배는 아니 오고  예성강 벽란도엔 갈매기만 넘나드네  남편이 가슴을 치며 슬픈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그의 아내 역시 배 안에서 남편을 그리워하며 울고 있었다.  그런데 괴이한 일이 생겼다. 배가 갑자기 소용돌이치는 바닷물에 맴돌기만 할 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했던 것이었으며 하두강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배 안에 있던 용한 점쟁이를 급히 불러 무슨 변고인지 점을 치게 하여 점쟁이가 말했다.  "배 안에 정절을 생명처럼 지키는 부인을 감금해 두었기 때문이오. 그 부인을 빨리 돌려보내지 않으면 큰 화를 입을 것이오"  "정절을 지키는 부인이라고? 노름으로 얻은 주막의 그 부인 말인가?"  "맞소. 틀림없이 그 부인 때문이오! 그 부인을 돌려보내지 않고 그냥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물귀신이 될 것이오"  "할 수 없지. 뱃머리를 돌려라"  그러자 신기하게도 맴돌던 물이 잠잠해지고 순풍이 불어와서 배가 삽시간에 예성강 하구에 닿았다.  하두강이 부인에게 말했다.  "부인! 용왕께서도 부인의 정절에 감복한 것 같소.못된 나를 용서하시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남편에게로 가시오"  사내는 뜻밖에 되돌아온 아내를 보자 용서를 빌었다. "여보! 내가 물욕에 눈이 멀어 당신을 빼앗길 뻔했소. 용서하구려!"  영영 헤어지는 줄 알았던 부인도 기쁨의 노래를 불렀다. 임 향한 일편단심 이내 정절 누가 꺾으리.영영 이별인가 하였는데 다시 만났소.  용왕님이 길을 막아 우리 다시 만났네.  예성강 하구의 당신 곁을 다시는 떠나지 않으리.  이후 남편이 부른 노래는 예성강곡(禮成江曲)&전편, 아내가 부른 노래는 후편이라고 하였으나 노래는 전하지 않고 고려가요(高麗歌謠)로 이야기만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때부터 노름에 미친 사람을 일러`예성강곡의 주인공`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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