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에 처 재종숙이 부산 동래에서 커피숍을 개업한다고 초청되었다. 부산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럭키금성에 입사하여 열심히 근무한 능력을 인정받아 일찍 공장장으로 승진하여 회사 발전에 헌신 기여한 실력자였다. 그 후 중국과 브라질에 회사를 설립하여 20여 년간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 중국의 공장은 매각하고 브라질 공장은 아들에 물려준 후, 귀국하여 동래에 7층 건물을 매입해서 거기에 브라질산 커피 원료를 직수입 가공하여 부산과 전국에 도매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업식에 초대되어 대접을 받았다. 그 때만 해도 커피 값이 비교적 비산 편이었는데, 이 건물 1층에는 내방자에게 원하는 커피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외국에서 어렵게 번 돈으로 동래에 커피공장을 마련하여 커피를 무료로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서 모두들 그 고마운 봉사에 존경해 마지않았다. 브라질에서 이곳 동래까지 배달된 커피 운송비를 고려한다면 커피무료 무한제공은 어려운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커피는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품목이라고 한다. 많은 커피를 재배하는 나라의 국민들은 산유국 국민처럼 부유하지 못하고 대부분 아주 가난하다는데, 그 이유는 다국적 기업과 중간 유통업체가 커피농민들에게 커피콩 1kg당 1달러 미만을 주고 싸가는 불공정거래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거래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는 `투 포인트 커피` 덕분에 커피농부는 1kg 당 3내지 7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주 시가지에도 커피숍이 즐비하다. 그 중에는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는 곳도 있지만, 모두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커피의 종류도 다양하고 컵 당 커피 값도 일정하지 않다. 1960년대 대학재학 시절에는 동료 간에 커피를 대접하면 매우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데, 요즈음은 주머니 사정이 그 때와는 달라서 진한 인사보다는 일반적인 말로 대신하고 있으나 고마운 것은 사실이다. 커피의 에너지는 어떻게 계산될까? 라고 생각하면서 마시는 경우는 드물지만, 고가(高價)의 커피 한잔 값은 칼국수 한잔 값과 비슷한 것 같다.   서울 세종문회관 남쪽 커피숍에 들어갔더니, `E = mc²`이란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관계식`을 크게 써서 붙여 놓았다. 시각적 자극을 주는 의미 깊은 공식이기에 자세히 살펴보니, 유의미한 뜻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식은 질량 m과 에너지 E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식으로, 빛이 초당 30만km를 달리는 속력을 c이라고 하면 질량에너지 관계식은 `E = mc²`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이 식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기보다, 커피숍에서 하필이면 벽에다 아인슈타인이 규명한 식을 왜 잉용(仍用)하였을까가 궁금했다.  여기서 E를 에너지, m을 밀크라 하고, c를 커피라고 하면, 밀크에 커피를 제곱으로 타면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장난적 의미를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따뜻한 우유(m)를 1대2 또는 1대3의 비율로 섞은 커피(c)가 `카페라떼`(caffe latte)인데,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관계식` 즉, 카페라떼가 곧 에너지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이 커피숍에는 여러 가지의 커피 혼합물이 있지만 그 중에서 손님에게 에지를 발생하는 카페라떼를 특별히 권하기 위해서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관계식`을 뜻깊게 게시하여 사업자의 학문적 수준을 명시하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듯하였다.   커피무상제공이라던가, `투 포인트 커피`,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관계식`의 게시 등은 모두가 창의성에 나타난 지적 표현이라 생각된다. 요즈음 당뇨병 환자가 많아서 대체로 당류를 기피하다 보니, 당을 타지 않는 커피음료와 라떼 종류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은 편이다.   친구, 친지와 함께 커피숍에 들려 잠간의 휴식을 취하거나 대담을 할 때, 제일 먼저 음료선택이 문제가 된다. `어느 것을 선택할까`는 때로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일생을 행불행과 직결되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선택으로 인한 머뭇거림과 심리적 부담을 줄 필요가 없어서, 커피점에서는 카페라떼, 중국음식점에서는 삼선짜장, 우리식당에서는 두부전골, 국수식당에는 뜨거운 칼국수 등으로 고정 메뉴를 미리 정해서 입점하면 입구에서 바로 주문하기가 쉽다.  그러나 커피점에서 발견한 `카페라떼의 에너지 값`을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관계식으로 아름답게 잉용하여 표현한 것은 예사로운 작란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지금도 그것을 잊지 못하고 커피숍의 시각적 교육으로 인하여 장기기억 되고 있어서, 세종문화회관 남쪽 도로변 그 커피숍의 `E = mc²`으로 마음이 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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