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앞 차의 뒷유리창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차 안에 아기가 있으니 조심해달라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차 중에서 운전을 험하게 하는 차들이 제법 있다. 차에 아기가 없을 때는 마구 운전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운전자 자신이 주제 파악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보고는 조심하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엉망으로 운전을 하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류 바람과 더불어 그동안의 역량 축적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은 늘 임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여러분은 지금 우리 상태를 어떻게 보나요?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역량을 갖고 있나요? 지금 이렇게 잘나가는 게 우리 실력 때문입니까, 아니면 외부적 요인 때문입니까?"  왜 그런 질문을 던질까? 그는 실력 때문이 아니라 외부 요인 때문에 잘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밀물 때는 죽은 고기도 떠오른다. 지금 우리 실적에는 거품이 있다. 만약 거품이 꺼지면 한방에 훅 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고, 이 사실을 임원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다.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 중 하나는 자기반성 능력이다. 리더십은 자기반성이고, 자기를 제대로 돌아볼 수 없는 사람은 리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반성은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 자기반성 능력이 있으면 지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가? 조금 잘나가면 들뜨고 우쭐하게 된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해 온갖 폼을 잡고 다닌다. 주변에는 아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진정한 자기 모습을 잊게 된다.   자기반성과 관련해 몇 단계로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최선은 잘나갈 때 자기를 돌아보는 것이다. 잘나갈수록 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럴 수 있으면 그는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다음은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를 돌아보는 것이다.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이다. 최악은 어려움에 빠져도 자기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를 돌아보는 대신 남 탓을 하고 환경 탓을 한다. 이를 공자는 곤이불학(困而不學)이라고 했다. 곤란을 겪고도 배우려 하지 않는 걸 뜻한다. 구제불능이다.   자기반성을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명상을 하면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 눈이 아닌 제3자의 눈으로 지금의 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늘 지적 자극을 주고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부하는 사람 대신 쓴소리하는 사람을 주변에 둘 수 있어야 한다.  단물에 개미가 꼬이듯 잘나가는 사람 주변에는 뭔가를 얻으려는 개미 같은 인간들이 꼬이기 마련이다. 이를 잘 구분해 의도적으로 쓴소리하는 사람, 정확한 현실을 말해주는 사람을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한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11-24 오후 08:37:59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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