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님의 말씀 중에, 저 대문 밖에서 들어온 놈은 모두 도적이라는 글을 읽고, 깨우친 바 있었다. 사람은 원래 홀로 와서 홀로 살다가 홀로 가는 존재이기에, 아무도 내 삶과 죽음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하기에 자신 밖에서 신(神)을 포함한 그 무엇을 구하였든 그것은 자신의 것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구하고자 하여 그 무엇을 내 안에 들여놓는 순간, 그것은 곧 도적으로 돌변하여 내 것을 훔쳐갈 뿐이라는 말이다. 무슨 소리냐고?  사람들이 소유했다고 착각하는 모든 것들은 기실 소유한 것이 아니며, 어딘가로 부터 잠시 임차(賃借)한 것들일 뿐이지만, 유일한 자신의 소유는 바로 전 우주를 통 털어 단 하나뿐인 자신의 `자아(自我)`가 아닐까?  그런데, 그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자아마저 타인에게 도둑맞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고, 이 세상에 가장 악랄한 도적은 타인의 정신을 송두리째 훔치려드는 자들이며, 타인에게 자신의 자아를 도둑맞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 또한 없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모두들 잘 따져서 생각해 보시라. 내가 가진 그 어떤 것들이 진짜 내 소유인가를… 자신의 세포 하나를 나누어 준 자식이 내 소유물일까? 아니면 호적에 기록된 배우자가 내 소유물일까? 혹은 은행 서버에 디지털 코드로 기록된 그 숫자들? 언제 사라질 지도 모르는 그 자화(磁化)된 데이터가 정말 당신의 소유물이 맞는가?  아무리 더불어 이익을 함께 나누며 공유된 삶을 살아도 절대로 공유될 수 없는 형체 없는 물건이 하나 있으니, 아무도 만들거나 준 사람이 없지만, 자신 안에 소리 없이 형체 없이 있는 듯이 없는 듯이 본래 그대로 존재하는 그 맑디맑은 본성(本性)과 지성(知性)이야말로 유일하고 순수한 자신의 것이 아닌가?   그런데 무엇 때문에 도적들을 함부로 내 안으로 들여, 자신을 오염시키고, 그 유일한 보물마저 도둑맞고 있는가? 그 얘기다.  한 쪽에서는 `구하라!`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버리라!` 가르친다. 한 쪽에서는 `믿으라!`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믿지 말라!`고 가르친다. 부처도 믿지 말고, 조사(祖師)도 믿지 말고, 만나는 족족 모두 죽여야 자신을 찾을 것이라 했다.  이 우주를 모두 뒤져도 구하는 물건이 대문 밖에 있지 아니 하니, 구하되 내 안에서 구해야 할 것이며, 보물을 찾기 위해서 쓰레기통을 비우라는 말이다. 또한 진아(眞我)의 신성함을 믿되 존재의 허상을 믿지 말라는 게 아닌가? 따지고 보면, 모든 종교의 계율이 윤리적 측면에서는 크게 상이할 것도 없지만, 잘못된 믿음들이 전혀 상이한 행동과 결과를 낳는다.  근래, 종교와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양자물리학계(量子物理學界)에서 `의식(意識)이 현실을 만든다` 라거나 노벨상 물리학자인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 특정한 양자(量子)는 존재할 확률과 존재하지 않을 확률을 함께 가진다. 라는 미친 소리 같은 이론이 왜 주목 받게 되었을까?   바늘귀보다 더 작은 특이점(Singurarity)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거대한 우주는 과연 진실일까? 아니면 우리의 의식 속에만 존재하는 허상일까?  그 어떤 재물도, 그 어떤 지식도, 그 어떤 사상도, 그 어떤 계율도 밖으로부터 들어온 것은 허상이며 내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다만 내 안에서 나를 어지럽히고, 내 것을 축내고 말 것들일 뿐이니 문단속을 잘하고 대문 밖을 경계하되 내 안에 본래 가진 보물을 찾으라는 말이다.   사람은 이미 자신 안에 구족(具足)하지만, 다만 알지 못하여 밖으로 찾아 헤매인다 했다. 나는 마눌님이 저녁거리 장을 보러 간다고 할 때 마다 묻는다. 냉장고는 뒤져보기나 했소? 물론 그런 소릴 했다가 본전 건진 적은 없었지만…
즐겨찾기+ 최종편집:2020-11-23 오후 08:53:53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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