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는 개와 비슷한 동물이다. 어릴 적에 방언으로 ‘얫쑤’라고 불어릴 던 이 여우를 한자로 ‘호(狐)’라고 표기하고 있다. ‘호(狐)’자는 ‘견(犭)’자와 ‘과(瓜)’자가 합성된 글자이다. ‘견(犭)’자는 ‘견(犬)’의 변형으로 개를 의미한다. ‘과(瓜)’자는 머리 부분이 작고 뒤꼬리가 커다랗게 부푼 호리병 모양의 짐승을 상형한 글자이다. 그래서 여우를 호(狐)자로 표기한 것 같다. 여우는 개과에 속하는 짐승으로 산야에 혈거(穴居)해 살며, 성질이 교활하여 옛날부터 사람을 호린다는 전설이 있다. 여우 중에서 붉은여우라고 부르는 종(種)이 아시아, 유럽, 북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등지에 고루 분포해 산다고 한다, 여우는 주로 산림지대에 살지만 인가 가까운 숲이나 초원, 사막 등에서 살기도 한다. 한국여우는 일본여우와 가깝지만 몸집이 다소 작고, 주둥이 빛깔이 황갈색에 가깝고 네 다리가 가늘고 짧으며 입의 끝은 가늘고 뾰쪽하다. 몸은 길고 삼각형 모양의 큰 귀를 가지고 있다, 여우는 밤에 나와서 들쥐, 토끼, 개구리, 곤충, 과실 등을 먹는다. 촉각과 청각이 발달하였고 행동이 민첩하다. 여우들이 1950년대에는 마을 근처에 내려왔어 더러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자연계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야생동물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우가 2012년 7월 27일부터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어릴 때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여우는 꾀가 많은 동물이라 했다. 『전국책(戰國策)』을 펼쳐 보다가 여우와 까마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타나기에 그냥 웃고 말 문장이 아니라 언중유골이란 말이 생각나서 다시 음미해 보았다. 까마귀가 고기를 물고 나무 위에 멈춰 있었다(鴉含肉止樹上). 여우가 지나다가 그것을 얻고자 하여(狐過而欲得之) 올려다보고(仰謂曰), “그대는 몸이 장대하고 날개 또한 빛이 나오(君軀旣壯而羽亦澤). 내가 평소에 그대가 노래를 잘한다는 것을 들었는데(吾素聞君善歌), 청컨대 한 곡 불러주오(請奏一曲 )”라고 하니 까마귀가 기뻐서 입을 벌리고 울려고 하니(鴉悅張口欲鳴), 소리가 나오지도 아니했는데 고기는 이미 떨어졌다(未發聲而肉已落). 여우가 급히 달려가 그것을 취하고(狐疾取之) 다시 까마귀에게(復語鴉曰) “다른 날(他日) 아무 까닭이 없이 그대에게 아첨하는 사람이 있거든(有無故而阿君者 ), 그대는 그것을 조심하도록 하시오(君其愼之).”라고 말했다. 까마귀는 몸체가 장대하고 날개가 빛나며 노래 또한 잘 부른다는 여우의 말에 기분이 좋았다. 실상은 새카만 까마귀가 여우의 말과 같이 몸이 장대하고 날개가 윤택하지도 않을 뿐 그 발성 또한 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자기의 외양과 능력에 대해 냉철한 자아를 판단하지 않고, 까마귀는 여우가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첨하는 말에 속아 발성을 하면, 입에 물고 있는 고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체 입을 벌리고 만 것이다. 장구(張口)하는 즉시 고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먼저 여우의 아첨에 반응해 버린 어리석음이 결국 힘들여 취한 고기를 여우에게 빼앗기고 만 것이다. 그리고 여우로부터 다른 날 아첨하는 말을 듣거든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충고 까지 듣게 되었으니, 여우의 잔꾀에 고기 빼앗기고 자존심까지 상하게 되어 순간 바보가 되고 말았다. 아첨은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림 또는 그런 말이나 짓이다. 아첨하는 것에 대하여, 그것을 냉철히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아첨이 아첨하는 자의 목적에서 나온 진실하지 못한 내용이 담긴 것을 알지 못하고 자극적인 말에 비이성적 반응을 하게 되어 실수를 하거나 화를 입게 된다. “같은 값이면 좋은 말을 하자”, “칭찬하면 고래도 춤을 춘다.” 등의 말은 좋은 장면이나 옳은 의미를 담은 상황일 때 적용되는 말이지, 아첨하는 대상에 대한 말은 아닌 것이다. 환심을 사기 위해 알랑거리는 표현 행동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여우의 충고가 어찌 까마귀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교언영색하며 접근하는 말과 표정과 태도는 어쩌면 극치의 아름다움일지 모르나, 그것은 외형적 아름다움보다 내면적 마음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신중을 기하라는 ‘여우의 충고’에서 배워야 할 것 같다. 간혹 인간의 지혜를 능가하는 여우의 지혜 때문에 옛사람들은 여우를 꾀가 많은 동물이라 했음은 일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사(人事)가 만사’라고 했듯이 인재등용에서도 호(狐)가 신지(愼之)하라는 전국책의 교훈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1-02-24 오후 11:03:32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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