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를 청소하다 거미 집 세 채를 발견했다서울엔 집이 모자라 아우성인데1가구 3주택이라니!햇볕도 들지 않고 가구도 없는책으로 가득 쌓인 비좁은 방에남 몰래 세 채씩이나 지어 놓고뭐하는 거지?우리 집에 세라도 들었는가망을 보고 있는거야개미를 기다리는 것이야먹이를 건지기 위해집을 지어 놓았다고?쥐눈이 콩만 한 몸에서 뽑아낸가느다란 실로 얽어 놓은 무허가 집지저분하다고 쓸어버리지 말고그냥 살게 놔두라! 주인아나는 돈이 없어 집을 살 수가 없어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고이 바보야!이 집을 나가면 곧바로 노숙자가 되는 거라고. -구명숙,`내 집 마련` 시의 묘미는 `촌철 살인`에 있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일상의 급소를 찌르는 짧은 말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 시의 묘미다.  시의 화자는 어느 날 서재 청소를 하다 책으로 가득찬 방구석에서 거미집을 발견 한다. 무려 세 채나! 일 가구 3주택이다!   시인의 엉뚱한 재치가 돋보인다. "서울엔 집이 모자라 아우성인데…" 일가구 3주택이라니(말이 된다) 화자는 시치미를 떼고 엉뚱한 이야기로 시를 전개 시킨다.  "남몰래 세 채씩이나 지어놓고/ 우리 집에 세 들었는가/개미를 기다린다고 망을 보는거야/뭐하는거야?"그런데 이 시의 반전은 4연에 숨어 있다.   가느다란 실로 얽어 놓은(!) 무허가 집을 "주인아, 제발 지저분하다고 쓸어버리지 말고,그냥 살게 놔두라"는 거미의 항변, 연민의 눈이다. 무허가 집에 사는 힘없는 소시민을 향한 따스한 인간의 눈!  거미를 보는 눈, `돈이 없어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 궁핍한 서울의 소시민`으로, 혹은 `이 집을 나가면 바로 노숙자 신세가 되는` 인간으로 환치시키는 시인의 유쾌한 상상력이 이 시를 읽는 재미다.  모든 시는 우리들 삶의 거짓 없는 기록이다. 삶의 뜨거운 반성문이다.   촌철살인의 세태풍자의 시, 시는 어쩌면 조그만 삶의 비극성을 구체화 시키는데 있는지도 모른다. 햇빛보다는 그늘, 기쁨 보다는 슬픔 쪽에 시가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즐겨찾기+ 최종편집:2021-10-24 오전 08:52:23 회원가입기사쓰기구독신청지면보기전체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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