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5일은 식목일이자 절기상 청명(淸明)이고, 다음날은 한식(寒食)이다. 해마다 이때는 날씨가 밝고 화창해 온갖 초목이 새로 자라기 시작하는 봄의 중심이다. 온 세상의 기운이 왕성해지다 보니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나무심기에 좋은 시기다. 청명·한식에는 조상들의 산소도 손질하기에 좋은 때다. 그러다 보니 한쪽에서는 정성스럽게 나무를 심고, 다른 쪽에서는 농사 준비 과정이나 성묘객들의 실수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소식을 매년 접한다. 올해도 전국적으로 여의도 80배의 면적에 약 5000만 그루를 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1인당 평균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조림이 본격 추진된 것은 1970년대다. 그 당시 나무의 크기를 나타내는 임목축적은 현재의 10%가 안 될 정도로 대부분이 민둥산이었다. 이런 민둥산에서는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산사태와 수해로 인한 피해가 반복됐다.현재의 울창한 산림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정책 담당자와 국민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정성이 합쳐져 오늘과 같은 울창한 숲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녹화에 성공한 울창한 숲을 정성스럽게 가꾸고 관리해 선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00년에 자그마치 2만3000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산불로 불리는 동해안 산불, 2005년에 낙산사를 전소시키면서 국민의 가슴까지 불태웠던 양양산불도 식목일과 청명·한식 전후로 발생했다.산불 발생 원인은 이 시기의 건조하고 강한 바람과, 숲이 울창해진 것을 들 수 있다. 우리 산림은 어디를 가나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산불이 쉽게 번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4월은 백두대간을 넘는 건조한 편서풍의 영향으로 산불에 취약한 시기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산불이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하는 사이 산불을 내고 마는 것이다. 이젠 한쪽에서는 정성 들여 나무를 심고, 다른 한쪽에서는 수십 년 심고 가꾼 산림이 불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가 하고 싶은 핵심이다.해마다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산불이 발생해 애써 가꾼 산림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곤 한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을 조금만 생각한다면 산 아래 논밭두렁에 불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성묘 가서 불을 피우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다 담배꽁초를 창 밖으로 버리지도 않을 것이며 자신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대형 산불의 불씨가 된다는 사실을 숙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번 주말·휴일은 식목일과 청명, 한식인데 올해는 산불 없는 식목일과 청명·한식이기를 기대해 본다.  성건동 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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