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실이 1969-70년 망덕사지 동ㆍ서 목탑이 있던 곳을 중심으로 한 발굴조사에서 이 금속유물들을 수습했으며, 최근 이를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제작 성분 등을 밝혀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소는 이 유물들이 망덕사지 `퇴장 유구`(退藏遺構) 즉, 전란 등과 같은 비상사태 때 중요한 물건을 묻어두는 구덩이에서 출토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한 금속용기에는 청동정병 1점과 식기류로 추정되는 청동용기 5점, 발과 대좌(臺座)만 남은 불상대좌 1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유물들에 대해 연구소가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를 이용한 비파괴 분석을 한 결과 청동정병은 구리(Cu)와 주석(Sn)에다가 납(Pb)을 인위적으로 첨가해 주조성(鑄造性.녹인 후에 성형이 쉬운 성질)을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소는 “청동용기는 보통 구리와 주석만을 주원료로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납을 첨가한 사례를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정병 안에서도 납 첨가율은 몸체(20%), 주둥이(32%), 바닥(42%) 순서로 높아졌다. 연구소는 “주조성을 높여야 하는 주둥이와 바닥은 상대적으로 납을 많이 쓴 반면, 몸체는 주조성보다는 강도가 요구됐기 때문에 납이 적게 검출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동용기 5점은 분석 결과 모두 납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구리와 주석 합금이며, 그 평균비율은 방짜유기(78대 22)와 매우 유사한 75대 25로 드러났다. 한편 경주 낭산 자락 사천왕사지의 남쪽 구릉에 있던 망덕사는 삼국유사에 의하면 일통삼한(一通三韓) 전쟁에서 신라의 배신을 의심해 당나라 황제가 파견한 예부시랑(禮部侍郞) 악붕귀(樂鵬龜)를 속이기 위해 신라가 신문왕 4년(684)에 건립한 사찰이라고 한다. 현재 이곳에는 동ㆍ서 목탑터와 당간지주(보물 69호), 금당 자리 등이 남아 있으며, 이 중 목탑터는 사천왕사지 동ㆍ서 목탑터와 함께 신라 쌍탑 구조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사진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김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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