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중이었던 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모친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이모(26)씨가 12일 오후 구속됐다. 피해자인 전 여자친구의 가족 측은 사건 발생 나흘 전 경찰에 성폭행, 감금 등 피해사실을 진술했으나, 경찰이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아 참사로 이어졌다고 절규했다.이씨는 지난 10일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전 여자친구 A씨(21)의 집을 찾아가 A씨의 어머니(49)와 남동생(13)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어머니는 숨졌고, 남동생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사건이 발생하기 나흘 전인 지난 6일 A씨의 아버지는 A씨가 납치된 것 같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위치를 추적해 출동해 대구에서 A씨와 가해자 이씨를 찾아 분리 조치했다.처음 A씨는 피해 사실이 없다고 했으나, 분리 조치 뒤 A씨는 경찰에 "감금돼 성폭력을 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경찰은 서로의 진술이 상반된 점, 이씨가 임의동행에 응한 점 등으로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귀가 조치했다.A씨 아버지는 당시 경찰의 판단에 대해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해서 체포해서 신병만 확보하기만 했어도 정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가슴을 쳤다.특히 A씨가 얼굴에 폭행을 당한 흔적 등이 있는데도 당시 경찰이 이씨를 체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 A씨의 아버지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찰이 딸의 몸에 폭행 흔적도 확인하고 멍 자국도 확인하고. 도대체 어떤 증거가 있어야 체포를 하는 건가"라고 울분을 토했다.이날 서울동부지법 하세용 판사는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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