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논란 끝에 2일부터 해제됐다. 2020년 10월 마스크 의무 조치가 도입된 지 566일 만의 일이다. 다만 이번 조치가 `실외 마스크 전면 프리 선언`은 아니다.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관람객 수가 50명이 넘는 공연·스포츠 경기 등 일부 특수한 경우는 실외라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코로나19 의심 증상자와 고령층·면역저하자·미접종자를 비롯한 코로나19 고위험군 등은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이번 조치로 최소한 야외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일상 분위기를 상당 부분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행 첫날인 이날 서울 도심 곳곳으로 출근하는 시민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드물었다. 다수의 시민은 "마스크가 너무 익숙하고 벗는 게 불편하다" "눈치가 보인다" 등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의 반대에도 실외 마스크 의무를 전격 해제한 것은 이것이 재유행을 불러올 비과학적 조치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최근 6주간 확진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백신과 자연 감염으로 면역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실내가 실외보다 전파 위험도가 18.7배 높다는 연구 보고 등이 그러한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지난달 말 국내외 연구진이 수행한 예측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달 중순까지 하루 평균 4만 명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가 반영된 예측치는 아니지만 새로운 변이 출현과 같은 대형 변수만 아니면 유행 규모는 당분간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연구자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감염병 전문가들 상당수도 지금은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자연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이 유행 감소를 주도하고 있어 야외 마스크 해제가 유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자신감에도 야외 마스크 해제로 인해 유행의 감소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이번 조치로 경각심이 느슨해지면서 실내 마스크 회피 분위기가 조성되면 상황이 다시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실제로 그랬다. 지난 3월 실내 마스크까지 대부분 해제한 미국은 최근 2주 동안 확진자가 52% 늘었다. 이탈리아는 유행의 재확산에 실내 마스크 해제를 한 달 이상 보류했고, 프랑스와 독일도 재확산 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미국·유럽의 재확산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스텔스 오미크론) 등의 강한 전파력 때문이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의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국내로 빠르게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일각에선 6월 초에 새로운 변이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 만큼 방역 당국은 야외 마스크 해제가 재유행을 부르지 않도록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후속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행 통제에 가장 중요한 수단인 실내 마스크의 착용이 잘 준수되도록 보완 조치를 마련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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