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아일랜드의 자이언츠 코스웨이는 세계적인 주상절리 명성지다. 무려 4만여개의 현무암 주상절 리가 해안을 따라 약 4.8㎞ 뻗어있으니 장관이다. 영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중 상당수가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배를 탄다. 배에 올라 바닷가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주상절리를 감상하면서 탄성을 질러댄다.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자이언츠 코스웨이는 영국의 중요한 자연유산 중 하나다.주상절리는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하기 전인 약 2000만년 전에 활화산에서 뿜어나온 마그마가 외부 온도에 의해 급격하게 식으면서 굳어진 바위 더미다. 약 1000도가 넘는 마그마는 차가운 공기와 바닷물을 만나 급하게 식으면서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 더러는 팔각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주상절리는 우리말로 쉽게 표현하자면 ‘돌기둥 더미’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우리나라에도 아일랜드의 자이언츠 코스웨이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러곳에 주상절리가 있다. 포천 한탄강 멍우리 협곡은 명승 제94호로 지정돼 있고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제415호로 지정돼 있다. 제주도 서귀포의 문섬, 범섬 천연보호구역의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돼 있고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은 천연기념물 제437호다. 또 제주 중문의 대포해안 주상절리대도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유명하다. 광주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해발 1000m가 넘는 내륙 고지대에 위치한 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례로 주목받는다.그 가운데 경주시 양남면의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돼 있고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와 달리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주상절리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1.7㎞에 걸쳐 길게 분포된 양남면 주상절리의 한가운데 부채꼴 모양의 돌기둥 더미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이들은 이 모양을 보고 ‘바다 위에 꽃이 피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바위가 절묘하게 다각형의 기둥으로 굳어진 것은 마치 능숙한 목수가 목재를 다듬어 쌓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는 수직으로 서 있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양남면의 것은 가지런하게 누워 있어 안정감을 느낄 수가 있다. 경주시는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산책길을 만들어 뒀다. 산책길을 따라가면 각각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주상절리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가슴 깊이 들이킬 수도 있다. 경주의 다양한 문화유적들 가운데서도 양남면 주상절리는 자연이 선사한 가장 큰 유산이다.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를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전망대가 만들어졌다. 2017년 10월에 완공됐다. 전망대에서는 주상절리를 비롯한 다양한 지질자원들에 대한 전시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고 지질해설사가 상주해 관람객들에게 해설도 제공한다. 양남면 주상절리는 2017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포항, 영덕, 울진의 다양한 지질유산과 함께 ‘경북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나라에는 국가지질공원이 13곳 존재한다. 그 가운데 양남면의 주상절리는 군계일학이다. 그 많은 국가지질공원을 상징하는 심벌마크가 바로 양남에 존재하는 독특한 형태의 주상절리를 형상화했다.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를 표현한 가운데 공간에는 우리나라 지도를 넣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양남면 주상절리 주변에는 이제 많은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식당과 카페는 물론 다양한 종류의 숙박시설도 있다. 그중 대형 주차장이 있는 읍천리는 관광객들이 머물기에 충분한 시설들과 볼거리가 있다. 읍천항은 국가어항(1종)이다. 전형적인 어촌마을이었던 읍천리가 경주 동해안 대표마을로 부상하게 된 것도 바로 2009년 정식으로 개방된 주상절리 덕분이다. 읍천리에서 볼만한 것은 벽화다. 10여년 전 읍천마을은 경주시가 벽화마을 시범사업을 했다. 어민들의 삶과 해녀의 모습, 갖가지 해산물, 전통민속 등을 벽화로 장식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에서 양남면 주상절리전망대까지는 매우 가깝다. 바다를 끼고 남쪽으로 1.7㎞ 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홍보관 주차장에 세우고 동해의 아름다운 바닷길을 걸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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