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달 카스텔라처럼 뜬 밤 관객들 개미처럼 흩어지는 밤 분칠한 어린 광대가 천막을 나와 밤하늘 바라보며 잎담배 태우는 밤 늙은 광대가 어린 광대에게 잎담배 하나 얻어 불을 붙이고 작고 노란 달을 올려다보는 밤 천막에서 나온 또 다른 광대들이 먼저 나온 두 광대 옆에 서서 카스텔라 같은 달을 바라보는 밤 -김참,`달과 광대`      철학자 바슐라르는 말했다. `시는 우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 몽상이라고`다른 곳이란 시인이 보여주는 `상상의 세계`일 수도 있고 시인이 만들어 낸 신비한 `몽상의 세계`일수도 있다.  김참 시인의 시는 풍경이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묘한 매력을주는 시다.  그의 시어들은 사물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만 할 뿐, 어떤 느낌이나 감정을드러내지 않고 있다.  시속에 사람과 삶이 숨어 있다. 움직임과 정서를 숨겨 놓고 있다따라서 독자는 문장과 문장 사이 생략된 이야기들을 상상하면서 읽게 되고 긴장을 느낀다.  `달과 광대`, 소설 제목 같은 시 제목이다. 시의 풍경은, 요즘은 사라져서 잘 볼 수 없는, 옛날의 `천막 서커스단` 풍경이다 . 요즘 젊은이들에겐 `천막 서커스단` 얘기는 낯설 것이다, 어떻게 읽혀질까? 궁금하기도 하다  작고 노오란 둥근 달이 카스텔라 빵처럼 떠 있는 밤, 공연을 끝낸 분칠한 어린 광대, 늙은 광대들이 천막 뒤에 모여서 힘든 일을 마치고 서로를 위로하며 잎담배를 나눠 피운다.  달을 바라보고 있다. 삶의 고달픔, 가난이 주는 페이소스 같은 말은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감정이나 의미를 이 시는 끝까지 숨겨 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작고 노란 카스텔라 빵 같은 달밤이고, 얼굴에 분칠을 한 어린 광대와, 늙은 광대들이 달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달을 바라본다! 얼핏 예술가들과 달밤이라는 낭만적 분위기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부초 같은 삶, 떠돌이 나그네 같은 인생들의 삶과 애환이 묻은 한 폭의 정겹고 수수한 풍경화 같은 아름다운 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