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경주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출이 절대다수당인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물밑 작업을 통한 `그들만의 판짜기`로 이뤄질 모양새다. 경주시의회에 따르면, 내달 1일 제26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제9대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한다. 이후 4일에는 상임위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제9대 전반기를 시작한다.9대 시의회부터는 지방의회의 인사권이 독립됨에 따라 의장이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승진, 정책지원관 임용 등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게 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이러한 가운데 9대 경주시의회의 의원 21명 중 2명이 무소속, 1명이 더불어민주당(비례)에 그친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 18명으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반기 의장단 선출에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모두 국민의힘이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으로 구성된 의장과 부의장, 4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6명의 이름이 벌써부터 나돌면서 `이미 판은 다 짜여 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실례로, 전반기 의장을 두고는 현재 최다 다선의원인 이철우 부의장과 8대 의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동협 문화행정위원장 간 대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천타천으로 김동해 의원, 이진락 시의원 당선인도 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 중 김동해 의원만 무소속이고, 나머지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우선 이철우 부의장의 경우 제9대 시의회가 열릴 경우 제5·6·7·8대 시의원을 역임한 5선의원이 된다. 관례상 다수당의 다선 의원이 의장에 선출되는 것을 고려하면 가장 유력한 후보다.김동해 의원 또한 제8대 경주시의회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이번 지선에서 당선돼 4선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국힘 의원들이 무소속인 김동해 의원에게 투표를 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이진락 시의원 당선인은 제2·3·5대 경주시의회 의원을 거친 후 경북도의원에 당선된 경험과 경륜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4년여 간 의정 활동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올해 전반기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가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재선에 성공한 이동협 위원장의 경우, 제8대 후반기에서 초선의원이었지만 문화행정위원장을 맡아 뛰어난 수행능력을 보였고 국민의힘 의원들 간의 교류가 좋았던 만큼 의장 자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또 전반기에는 부의장을 맡아 이철우 부의장을 보좌하면서 시의회를 함께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한편, 경주시의회의 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교황식 선출방식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의장 선출 방식을 교황 선출방식(콘클라베식)에서 후보 등록제로 변경하는 기초지자체가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경주시의회도 전국적인 흐름을 따라 의장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교황식은 후보자가 없고, 피선거권을 가진 의원 중 무기명 투표로 의원들의 양심에 따라 의장단을 선출한다. 그렇다 보니 후보 자질이나 도덕성, 정견 등 조건 보다 과반이 넘는 세력 결집이 더 우선시된다. 담합이나 밀실거래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이와 관련해 김동해 의원은 "그동안 경주시의회가 교황선출식으로 의장을 뽑았던 것은 과열경쟁 없이 신망 받는 인물을 선출하자는 의도였다"며 "지금의 교황식 선출 방식은 다수당의 입맛대로 의장이 결정되며, 나눠먹기 관행으로 이어져 경주시민의 진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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