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적이다. 생생하다.   조영래 화가의 사실적 정물화 최신작 3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경주시 현곡면 JJ갤러리(대표 김정자)에서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두나 사과 등의 ‘싱싱한 과일’을 주제로 한다. 작품들은 목판에 혼합재료(아크릴, 유화)로 그려 관객들에게 내적 시원함까지 선사한다.   ‘풍요’, ‘수확’, ‘공간’ 등의 화제로 하는 작품들은 생생하고 정교한 사진을 보는듯하다. 세밀하게 묘사된 자두나 사과를 보는 순간 눈 호강은 물론,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그래서 미감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그 사실적 정교한 생동감과 함께 작가가 수많은 터치로 그려낸 노동 집약적 노고도 손에 잡힐 듯하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옛 신문지를 깔아놓은 소반에 담겨있는 탱글탱글 매끈한 자두는 작가의 심상이 담뿍 느껴지는 매우 사실적 정물화다.    조 작가 스스로 확립한 자연관이 엿보이는데,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삶의 휴지부로서 순화되고 정화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연관된다.   조영래의 사과나 자두 작품들은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 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고 사진처럼 극명한 사실주의적 화면 구성을 추구하는 예술 양식) 스타일만은 아닌 듯하다.   여러 사실적 회화들은 꾸준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조 작가는 그 틈바구니 속에서 거친 목판이라는 오브제를 바탕으로 그린 과일들에서 그만의 정감을 녹여내고 있어 투박하지만 따스한 정물로 다가온다.   그래서 단순한 손재주가 아닌 사색적 작품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의 최근 작업에서는 캔버스라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났다. 잊혀져가는 우리 주변의 오래된 소나무와 한지를 회화한 기법을 덧붙여 생명을 불어넣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증폭시켰다.   과거 시간 속을 소요하는 듯한 회고적 정서를 만들며 문학적인 서정미로 연결된다. 이 서정적 문학성은 향후 전개될 그의 작품 세계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실제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는 일반적인 자연주의 표현기법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말이 이해되는 장면은 바로 이 대목에서다.   작가는 현실에서 맛볼 수 없는 회화적인 아름다움으로 재해석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어 감상의 감흥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다.   작가의 40여년 화업을 누군가 면밀히 관찰하고 공감한다면, 자신만의 공간, 혹은 가족 모두의 공간에 작품 한 점 걸어둘 수 있을 듯하다. 이 무지막지한 여름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영래 작가는 10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국100인초대작가전, 국제미술교류전 등 그룹전과 초대전 60여회를 가졌다.   또 조선일보 올해의예술인, 국제예술대전 우수작가상, 한국미술대전 특별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현재 한국미술연합회 서양화 대구지부 운영위원장, 한국미술협회 대구미술협회 정회원, 대한민국 회화대상전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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