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가 물에 잘 녹도록 돕는 단백질의 초고속 활동이 포착됐다.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이 단백질의 작동원리가 풀려 신약 개발은 물론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로 응용도 기대된다. UNIST 자연과학부의 김채운(40·사진) 교수가 인체 단백질의 하나인 `탄산탈수효소`가 작용하는 동안 일어나는 3차원 구조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지난 2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탄산탈수효소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는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사람 몸속에서는 세포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녹여 폐까지 전달하거나 혈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단백질에 이상이 생기면 녹내장이나 산성혈증, 골석화증 등의 질병이 생긴다고 알려졌다. 김채운 교수는 "탄산탈수효소는 세상에서 촉매작용속도가 가장 빠른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빠른 작용속도 때문에 직접 관찰이 어렵다는 게 단백질 전문가들의 견해였다"고 말했다.
김종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