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분류된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전년(98.4%)대비 20%포인트 넘게 증가한 119.9%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3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51조1,000억원)보다 무려 20조원(39.5%)정도 감소해 세계적인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49개 그룹(소속회사 1,137개)을 ‘2009년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했다. 작년(41개 기업집단)보다 7개 증가한 것으로 한국석유공사, 오씨아이(옛 동양화학), 에쓰오일, 웅진, 현대산업개발, 삼성테스코, 세아, 한국투자금융, 케이티엔지 등 9개가 자산이 증가해 신규 편입됐고 영풍, 이랜드 2개는 자산감소로 제외됐다. 이중 오씨아이의 경우 디씨알이 등 4개사 계열편입 등에 힘입어 기업집단 전체 자산이 2배 정도(4조2,000억원→8조2,000억원)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재계 순위도 48위에서 34위로 껑충 뛰었다. 이밖에 대우조선해양(28→20위)ㆍ삼성테스코(51→44위)ㆍ대한전선(36→32위)ㆍ포스코(9→7위) 등도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하이닉스(18→22위)ㆍ한국철도공사(19→21위)ㆍ케이티(13→15위) 등은 소폭 떨어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1,31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266조9,000억원)보다 25.6%증가했으며 평균 자산총액은 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1,009조8,000억원으로 전년(780조5,000억원) 대비 29.4% 증가했다. 특히 민간기업 중 총수 있는 그룹들의 자산총액과 매출액 증가가 컸다. 삼성의 경우 48개 대기업 중 자산 증가폭(30조4,000억원↑), 매출액 규모(148조4,000억원), 당기순이익 증가폭(9조9,000억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부채비율과 당기순손실의 증가 정도는 더 컸다. 평균 부채비율은 작년보다 21.5%포인트 증가한 119.9%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선 민간 기업집단은 삼성테스코(942%), 지엠대우(741%), 대우조선해양(632%), 현대중공업(324%), 대한전선(249%), 동양(245%), 한진(243%), 동부(238%), 코오롱(229%), 두산(205%), 에스티엑스(202%) 등 11개였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토지공사(472%), 한국가스공사(434%), 대한주택공사(421%), 한국농어촌공사(233%)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당기순이익은 5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정도 감소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6조3,300억원), 하이닉스(5조400억원), 한진(2조700억원), 에스케이(2조100억원) 등의 당기순이익 하락이 두드러졌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분석정책관은 “기업집단 부채비율이 작년보다 증가했으나 519%를 기록했던 IMF외환위기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면서 “부채비율 상승은 환율상승으로 기업들 외화부채의 원화환산금액이 증가한 것과 선박 선수금 증가, 현금성 자산 확보 위한 회사채 발행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정책관은 이어 “예전부터 120%를 넘던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 부채비율과 비교하더라도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작년에 비해 기업들 경영실적이 악화된 면이 분명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이들 기업집단은 계열회사 간 상호출자ㆍ채무보증이 금지되고 금융ㆍ보험사 의결권행사가 제한된다. 이밖에 대규모내부거래 이사회의결, 비상장회사 등의 중요사항 등의 각종 공시의무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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