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지리산에서 새끼곰을 출산한 어미 반달가슴곰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어미곰 주변에 있던 새끼곰마저 실종돼 우려를 낳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5년 북한에서 들여온 반달가슴곰 암컷 한 마리(NF-10)가 해발 1,100m의 동면굴 주변에서 폐사한 것을 지난 달 31일 오후 4시께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해빙기가 되면서 동면굴이 물에 흥건히 고이자 어미곰이 다른 동면 장소를 찾아 150m 가량 이동하던 중 과도한 신체에너지 사용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무인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동굴에 눈이 녹고 빗물이 스며들자 어미곰은 바깥의 낙엽을 계속 긁어모았으며, 새끼곰을 데리고 나와 몸을 핥아주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원센터 정동혁 수의사는 "폐사한 어미곰은 별다른 외상이 없었다. 또 지방층이 거의 없는 신체 상태를 고려할 때 새끼양육과 과도한 활동으로 탈진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반적으로 새끼를 낳은 어미곰은 동면 중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 상태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활동 외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폐사한 어미곰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며, 실종된 새끼곰을 찾기 위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공단은 "고지대 현장의 기상여건을 고려할 때 어미곰이 없는 상태에서 먹이부족과 추위로 새끼곰이 살아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며 "다른 야생동물에 의해 희생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새끼곰을 낳은 또 다른 어미곰 개체는 현재의 동면지역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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