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대만 선사 에버그린 산하 초대형 컨테이너 화물선 에버 기븐호가 좌초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2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CNN에 따르면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미국 기준 유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배럴당 3.42달러(5.9%) 상승한 61.18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국제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도 전날 배럴당 3.62달러(6%) 오른 64.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HS 마킷의 에너지 시장 분석가인 마셜 스티브스는 마켓워치에 "수에즈 봉쇄가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석유정보 분석업체인 보텍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유조선 10척, 총 1300만배럴 규모 원유가 현재 사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별도 트윗에서 "하루 50척이 지연되고 있다"며 "항로 변경시 중동~유럽 항해일수가 15일 가량 지연될 것"이라고 했다.다만 수에즈 운하내 선박 좌초 사태가 지속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WTRG 이코노믹스 에너지 경제학자인 제임스 윌리엄스는 "하루 3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면서도 "전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많은 상황에서 며칠간 원유 공급 둔화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티체 캐피탈 임원인 타리크 자히르도 "수에즈 운하는 장기적인 문제가 아니다"며 "석유 수요 관련 가장 큰 우려는 유럽에서 새로운 코로나19 관련 봉쇄가 이뤄지는 것과 미국에서도 이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라고 했다.로이터통신도 에버 기븐호 인양 시점에 따라 석유가스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일이 아닌 수주가 걸린다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대만 선사 에버그린 산하 22만4000t급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는 지난 23일 수에즈운하에서 좌초했다. 에버그린은 에버 기븐호가 갑작스러운 강풍을 맞아 선체가 수로에서 이탈해 좌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운하 통과 서비스 업체인 GAC는 선박이 홍해에서 지중해로 북상하던 중 정전으로 좌초했다고 전했다.선수와 선미가 각각 운하 서쪽과 동쪽 벽에 닿아 있는 상태로 다른 선박의 통행도 통제되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24일 최소 30척이 운하에 갇혔고 수십척이 운하 진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는 같은날 성명에서 7척이 운하에 갇혀 있다고 발표했다.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빠른 해상 수송로다. 수에즈 운하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만9000척이 운하를 통과했다. 하루 51.5척 정도다. 소매 상품부터 기계 부품, 원유까지 전세계 교역량의 12% 가량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해 전 세계로 운반된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의 30%가 매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아프리카 희망봉 노선으로 항해하면 최소 7일이 더 소요된다.익명을 요구한 수에즈 운하 고위 당국자는 CNN에 "대규모 컨테이너선을 다시 물에 띄우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다"며 "잘 처리한다면 이틀이면 될 수도 있지만 아니면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에버 기븐호가 북쪽으로 30㎞ 떨어진 대염호 일대로 견인돼 하역과 수리 등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아울러 이 관계자는 "현재 대기 선박이 100척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운항 중단으로 선박 정체가 예상돼 통상 교통질서를 회복하는 데 2~3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