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앞둔 단체장 치적쌓기 `급급` 12월 첫 주말 매서운 한파가 몰아쳐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으로 `꽁꽁` 얼어붙은 지난 5일 저녁 경북도와 경주시가 공동으로 `경주의 별`을 선포하는 행사를 개최했지만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높다. 경주시와 관광객 등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를 보유한 경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첨성대천문과학공원 건립을 앞두고 `경주의 별`을 선포하는 것으로 일본인 관광객 700여명과 선덕여왕 홈페이지에서 전국 공모에 당첨된 인터넷 이용객 1천여명, 그리고 시민 등 총 3천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선덕여왕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요원을 비롯해 김관용 경북도지사, 백상승 경주시장,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그리고 OST 가수들도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주최 측의 진행 미숙으로 극소수의 VIP를 제외한 시민들과 외지 관광객들이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후 4시부터 행사가 열리는 경주실내체육관 앞에서 두시간 여 동안 입장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이 때문에 일부 성난 관광객들이 입장을 재촉하는 강한 불만을 터트렸지만 입장을 장시간 미룬 이유는 함구한 채 진행요원들의 욕설만 난무했다. 뿐만 아니라 공식행사가 오후 6시반부터 시작됐지만 김관용 도지사와 백상승 경주시장 등 주요 VIP들은 5분여 늦게 도착해서는 얼굴알리기와 인사나누기에만 몰두했다. 게다가 행사가 열린 실내체육관에는 출연진들을 위한 음수대를 제외하고, 관람객들을 위한 음료 자판기와 음수대가 전혀 비치되지 않아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또 체육관 외부에는 각종 잡상인들이 대거 몰려 비위생적인 음식물을 조리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전혀 당국의 제지를 받지 않았다. 게다가 영리에만 급급해 티 셔츠와 선덕여왕과 관련한 미니 CD 등의 상품 전시·판매에만 열을 올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는 이어서 이요원 경북관광 홍보대사 위촉패 전달, 경주시장의 경주의 별 선포, 주요 기관장의 경주의 별 선포 버턴터치, 경주의 별 축하영상, OST 가수공연, 출연배우 인사, 관객과 대화, 낭장결의 공연, 선덕여왕 이미지 하이라이트 등으로 진행됐다. 또 장외행사로 실외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한 중계방송을 했지만 강풍 탓에 단 한명의 관객도 없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천문대가 없이도 실제로 별을 관측해 볼 수 있도록 이동식 천문관측소(스타카)와 이동식 천체 망원경도 설치해 망원경을 통해 직접 경주의 별을 관측해 볼 수 있도록 했지만 이마저 찾는 이가 드물었다. 부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날 공연을 보러온 A모(40)주부는 "모처럼 틈을 내 선덕여왕 OST콘서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왔지만 실망이 컸다. 강풍이 심하게 몰아치는데도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아이들이 추위에 떨고 있었지만 속수무책 이었다"면서 주최측의 준비 부족을 비난했다. 대구에서 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경주실내체육관을 찾은 여고생 B(17)양은 "체육관에 마실 물이 없었고 커피자판기조차도 비치되지 않아 목이 말라 친구들과 울었다"며 "국제적인 문화 관광도시인 경주시의 관람객들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했다. 경주시 동천동 주민 C(48)씨는 "이번 행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도지사와 경주시장의 치적쌓기에 급급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그들만의 잔치`였다고 이름지었다. 경주시 황성동 주민 D(45)씨는 "경주시와 경북도가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이번 공연에 정작 경주시민들에게 돌아온 혜택은 극히 미미했다"며 당국의 전시행정을 질타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갑자기 강풍이 불어 행사에 많은 애로가 있었다. 진행을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참여한 많은 공무원들도 추위에 벌벌 떨었다. 공연티켓은 이미 인터넷 등의 공모를 통해 대부분 배정된 상태여서 경주지역에 배부된 것은 700여장에 불과해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병화 기자 지난 5일 저녁 경북도와 경주시가 공동으로 경주의 별을 선포하는 행사를 개최했지만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높다. 사진은 `경주의 별`선포식에서 기관장들이 버턴터치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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