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미디어의 세계라도 해도 될 만큼 영상 매체가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날,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제작자들은 관객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요소들을 방송 시장에 내놓는다. 또한, 영상의 질이 높아질수록 감당해야 하는 고액의 제작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PPL을 적절히 사용하며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작품의 현실감, 현장감을 향상한다. 이는 시청자들이 작품에 만족함과 동시에 특정 제품에도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면서 광고주와 제작사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PPL은 Product Placement의 줄임말로, 각종 영상에 광고사의 제품과 상표, 로고 등을 등장시켜 무의식적으로 관객에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영화 제작을 위한 소품 관련 용어였지만 영화 속에 등장한 브랜드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얻고 해당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처음 PPL이 사용된 영화는 1982년에 개봉한 이다. ET를 유인하기 위해서 주인공은 허쉬 초콜릿을 사용했고 초콜릿의 주황색 봉지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허쉬는 광고에 ET 캐릭터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영화가 흥행하면서 허쉬까지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한 PPL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998년에 개봉한 영화인 <트루먼 쇼>는 미디어에 의해 통제되는 남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는 특정 제품을 홍보하는 간접광고가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극의 맥락에 맞지 않게 연출되기도 한다. 트루먼의 집에서 부부싸움이 한창 일어나고 있을 때 트루먼의 아내는 광고 설명을 해야 할 시간이 되자 감독의 큐 사인에 따라 코코아 간접광고문구로 답을 했다. 코믹하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일지라도 영화 속 흐름과 관계없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영화 속 간접광고는 다른 장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트루먼의 인생을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말 손은 간접광고를 내보내야 할 시간이 되자 맥주를 내밀며 맥주 광고에 관련된 대사를 한다. 이처럼 어색한 간접광고는 트루먼이 본인의 인생이 쇼라는 것을 눈치채게 했다.영화에 등장한 어색한 간접광고는 현대 사회의 미디어에도 찾을 수 있다. 드라마나 예능 등 각종 미디어에서 출연진들은 제작 지원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거나 홍보문구를 읽기도 한다. 이러한 광고는 미디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도 하지만 극의 흐름과 관계없이 등장할 때도 있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게다가 간접광고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 9일 MBC 예능 <놀면 뭐 하니?>는 간접광고 문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방영분에서 출연자들은 간접광고주 상품인 ‘롤러블TV’의 특징과 장점, 기능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해당 브랜드 관련 캠페인 송 뮤직비디오 영상의 직접적인 노출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렇듯 우리는 수많은 PPL에 노출되어 있다. 필자도 드라마나 영화, 예능을 시청하면서 굳이 없어도 될 광고가 등장하면서 극의 분위기나 흐름이 깨져 몰입도가 떨어진 경험이 있다. 반면,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제품은 궁금증이 생겨 검색해보고 구매해서 만족스럽게 사용한 것도 있다. 최근에는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광고 때문에 대놓고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와플의 <터키즈 온 더 블록>는 영상을 게시할 때마다 광고 제품을 직접 소개한다. 오히려 이런 방법의 홍보와 솔직한 제품 후기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관심을 유도해 제품 판매까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광고주와 방송사는 시청률과 제품 판매를 향상시키고 시청자들도 자신이 구매한 상품에 만족감을 얻는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의 PPL, 우리는 시청자(소비자)가 될 수도 있고 광고주, 제작사가 될 수도 있어서 적절하게 상품을 홍보하고 합리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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