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땡볕, 바닷물이 소금밭에 꼼짝없이 갇혔다개펄 넘어 쉽게 쳐들어 온 저 바다나갈 길도 돌아 갈 길도 보이지 않는다사내의 등 뒤로 불어오는 바람과 태풍알 수 없는 물살에 속수무책이다등은 점점 따가워 오고몇 겁의 허물이 아픈 소금으로 벗어졌다태양의 시간은 손톱을 점점 키워 가고 바닷물은 조금씩짙은 해무海霧와 함께 소금이 되어 갔다바람과 햇빛과 끈끈한 사랑의 시간소금에 얼핏, 슬픔 같은 핏줄이 엉킨다검게 그을린 저 바다의 얼굴다녀올게...알 수 없는 생의 물살에급히 바다의 문을 밀고 나가는 사내의 어깨아득히 몰려오는 황혼,소금이 반짝인다. -신정(申正),`염부(鹽夫)`     시는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가 숨 쉬고 사랑하고 일하는 일상의 삶속에 시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는 낯익은 얼굴보다 처음 보는, 다소 낯선 얼굴로 옵니다. 이방인처럼 옵니다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고, 낯선 표정으로 외로운 얼굴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시인은 외로워야 합니다. 알 수 없는 깊은 고독 속에서 아름다운 시는 탄생 합니다  염부(鹽夫)? 소금 남편? 시의 내용으로 보아 염전(소금 밭)을, 바다를, 생의 은유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염부(鹽夫)는 일종의 조어입니다.  "바람과 햇빛과 끈끈한 사랑의 시간"을 지나 "소금에 얼핏 슬픔 같은 핏줄이 엉킨다"  바다의 다양한 이미지들이 보입니다. "바닷물이 갇혔다", "쉽게 쳐들어 온 저 바다"  "돌아 갈 길도 보이지 않는다", "그을린 저 바다의 얼굴", "알 수 없는 생의 물살"  "급히 바다의 문을 밀고 나가는 사내의 어깨", "아득히 몰려오는 황혼" 등등  엉뚱하고 놀라운 시선은 아니지만, 시인의 시선은 부정적이라기보다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따뜻한 시선입니다. "다녀 올게...... 급히 바다의 문을 밀고 나가는 사내의 어깨" 그 염부의 어깨위로 몰려오는 아득한 황혼, 세파를 헤치며 살아가는 노부부의 담담하면서도 정겨운 부부애의 모습이 염전을 배경으로 수채화처럼 떠 오릅니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어디서 올까요? 인간의 행복은 물질에 있지 않습니다. 남의 손에 있는 다이야몬드 반지보다 결혼 때 남편이 준 실반지가 더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걸 깨달으면, 그때 지옥은 곧 천국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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